"왜 설거지 미뤄" 점장 커피에 락스 탄 직원 집행유예 2년

피해자 급성인두염 전치 2주 진단
합의 불발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카페 점장 음료에 락스를 탄 직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부(재판장 이종민)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29)에게 지난 19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따듯한 커피를 들고 걷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중 점장 B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가 마시던 커피에 매장에 있던 락스를 넣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해당 카페에서 2년 정도 일했으며, B씨가 자신에게 설거지 등 일을 미뤄 화가 난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커피를 마시다 이상함을 느껴 뱉었지만, 급성인두염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직전까지 마시던 커피에는 문제가 없었던 터라 CCTV를 확인하다 A씨의 범행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칫 신체에 중대한 훼손을 가할 수 있는 락스를 피해자가 마시던 커피 컵에 타 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상해를 가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질책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원하고 있고, 사건 이후 불안장애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은 500만원을 형사 공탁했으나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고 있어 양형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초범이며, B씨가 커피를 즉시 뱉어내 상해 피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용 냉장고에 넣은 자신의 콜라를 누군가 마셨다고 생각해 음료수에 락스를 섞은 병사도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병사 C씨는 부대 휴게실에 보관 중인 자신의 콜라를 누군가 마셨다고 생각해 1.5L 콜라 페트병에 락스를 섞어 넣고 일부를 빈 캔 커피 용기에 옮겨 담았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던 같은 중대 소속 일병 D씨는 락스가 든 캔 커피를 마시던 중 이상한 냄새에 음료를 뱉었다. 재판부는 C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작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