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대추격…'대선 풍향계' 뉴햄프셔서 트럼프와 4%p차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대선 풍향계'로도 불리는 뉴햄프셔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까지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로 추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부통령 러닝메이트 자리를 제안하는 방안을 두고 주변 측근과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기관인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14~20일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33%)과 헤일리 전 대사(29%)의 지지율 격차는 4% 포인트였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4%포인트다. 전국 단위 조사에서 50~60%의 당내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공화당 유력 대권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격차가 여론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13%,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6%,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는 5%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측은 이 여론조사에 대해 "이제 두 사람 간 경쟁임이 분명해졌다"라고 평가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 여론 조사에 대해 "가짜 뉴스", "사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CBS뉴스 등은 이날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에게 부통령 러닝메이트 자리를 제안하는 방안을 두고 주변 측근과 상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헤일리가 여론조사 상승세를 보이자 자신의 캠프 외부의 몇몇 인사들에게 "니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골수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 사이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트럼프의 측근들은 헤일리가 캠프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며 '헤일리 영입설' 진화에 나섰다.
미국 대선 후보 경선은 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코커스(당원대회) 방식 및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으로 각각 주별로 진행된다.
공화당은 내년 1월 15일 아이오와주에서 첫 코커스를, 같은 달 23일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진행한다.
두 주(州)는 50년 가량 동안 경선 초기 판세를 보여주고, 선전한 후보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선거운동의 모멘텀을 얻게 된다는 점 등의 이유로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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