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 진짜 있는 거 맞어?"…의심 시작 나이는 8세

美 텍사스대 심리학과 연구
'친구의 폭로'가 결정적 의심 계기

아이들은 보통 8세가 되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여기에는 '친구의 폭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캔디스 밀스 교수는 산타를 더는 믿지 않는 6~15세 48명과 그들의 부모 44명, 성인 383명을 인터뷰해 산타에 대한 믿음과 관련한 심리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 아이들 대부분은 8살 무렵에 산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이미 3~4세에 '산타는 없다'고 확신했지만, 어떤 이들은 15~16세가 될 때까지 산타의 존재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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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를 믿었던 '동심 파괴'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친구의 폭로였다. 밀스 교수는 "아이들은 '산타가 어떻게 하룻밤 새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을까'라는 논리적 추론에 따라 의심을 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 것은 '산타는 진짜가 아니다'고 말하는 학교 친구"라고 했다.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알게 된 아이들의 충격은 예상외로 컸다. 아이들 3명 중 1명은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보통 이러한 감정은 경미하고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나, 성인 10명 중 1명은 지속해 슬픔을 느꼈고 부모에 대한 신뢰감 또한 떨어졌다고 답했다.

강도 높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답한 이들은 산타의 진실을 갑작스럽게 알게 되거나 부모가 산타 동영상을 보여주는 등 자녀에게 산타의 존재를 일방적으로 폭로한 경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오히려 행복감이나 안도감을 느꼈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밀스 교수는 "그들은 어떤 수수께끼를 푼 것 같았다"고 해석했다. 흥미롭게도 대다수 조사 대상자는 자기 경험과 상관없이 산타 전통을 자녀에게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밀스 교수는 자녀에게 산타 관련 질문을 받을 경우 대처 요령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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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스 교수는 만약 자녀가 '산타가 어떻게 좁은 굴뚝으로 들어가나요?', '굴뚝이 없는 집에는 어떻게 들어가나요?' 같은 질문을 한다면 부모는 "흥미로운 질문이구나" 정도로 가볍게 반응하면서 아이와 토론해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아이가 산타를 계속 믿고 싶어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질문의 숨은 의도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산타가 진짜 있나요?'라고 직접적으로 물을 경우에는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반문하면서 아이가 어느 정도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지 파악해보라고 조언했다.

밀스 교수는 부모의 거짓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한 성인 중 한 명은 부모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쳐놓고는 스스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라며 "그 같은 경우에 부모는 자녀의 감정을 인정한 다음 명절 전통에 산타가 있는 이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8년 영국 엑서터대 심리학과 크리스 보일 교수팀은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산타에 대한 믿음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중 34%는 여전히 산타를 믿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산타에 대한 믿음이 아이의 선행을 유도한다고도 답한 이도 34%였다. 반면 부모의 40%는 자녀들에게 산타가 상상 속의 인물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