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직 마지막날 책 선물…주인공 '예비 고1'의 정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마지막 근무 날이었던 지난 21일 '예비 고1' 학생에게 자신이 즐겨보는 책을 선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한 전 장관의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엔 한 전 장관으로부터 선물 받은 짧은 분량의 자필 편지가 담긴 책 『모비딕』사진과 사연이 올라왔다. 허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딕』은 한 전 장관이 언급했던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인 에이허브 선장이 모비딕(고래)에 다리 한쪽을 잃어 이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모비딕을 쫓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을 예비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보니 법무부 장관실에서 온 소포가 와있어 깜짝 놀랐다"며 "예전에 어머니와 함께 한 땀 한 땀 만든 새 보석십자수 작품과 진심 어린편지 한 통을 법무부로 보냈는데, 답신이 도착했다"고 했다.
선물 받은 책의 첫 페이지에는 "○○님, 정성스런 선물 고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제가 오늘 법무부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건강하세요! 한동훈 올림"이라는 한 전 장관의 자필 편지가 담겼다.
A양은 "법무부에서 마지막으로 일하신 날, 바로 어제 바쁘신 와중에도 메시지를 적어서 보내주신 것"이라며 "마지막 날에도 저를 포함한 모두를 살피셨다. 장관님의 팬을 생각하는 마음, 넓게 봐서 국민을 생각한 마음에 감동 받았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그간 법무부 장관실로 보내오는 지지자나 시민들의 편지에 답례로 책 선물을 종종 보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9월엔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이 한 전 장관에게 편지와 포켓몬스터 '꼬부기' 스티커를 선물하자, 자필 편지와 함께 책 『모비딕』을 선물했다. 자필 편지에는 "제가 좋아하는 책인데, 지금 읽으면 틀림없이 지루할 것"이라며 "1851년에 나온 책이고, 172년을 살아남은 책이니 서두르지 말고 나중에 손에 잡힐 때 한번 읽어 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 전 장관은 21일 오전 윤재옥 국민의힘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만나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하고 사의를 표했다. 이후 사의를 표한 지 약 2시간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면직안을 재가했고, 오후 5시 이임식이 진행됐다. 오는 26일엔 당 전국위 의결 후 비대위원장에 공식 취임한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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