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6세 아닌 46세"…생방송 중 물티슈로 화장 지운 女 진행자

스페인 배우이자 TV 프로 진행자, 소냐 페레르
패멀라 앤더슨 '노메이크업' 따라 파격 행동
"젊어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여성은 젊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페인의 한 TV 프로그램 여성 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화장을 지우며 여성들이 젊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여성 잡지 마담 피가로에 따르면 스페인 배우이자 TV 프로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는 지난 4일 배우 패멀라 앤더슨이 영국 '패션 어워드 2023'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참석한 일을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물티슈로 자기 얼굴의 화장을 지우기 시작했다.

스페인 방송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가 방송 도중 화장을 지우는 모습. [사진출처=소냐 페레르 SNS 캡처/연합뉴스]

영상을 보면 페레르는 섀도와 마스카라 등 눈 화장부터 지우며 "화장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정말 달라 보인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많이 변한다. 이건 현실이다"라며 "저는 26세가 아닌 46세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흐르지만, 동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며 사람들이 SNS에 각종 ‘필터’를 사용해 젊어 보이는 사진을 올리거나 성형 수술하는 것을 지적했다.

페레르는 "이 행동을 통해 저는 사람들이 자연스러움, 그리고 꾸밈없이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뒤 자신의 SNS에 "패멀라 앤더슨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레드카펫을 밟으며 영원한 젊음을 추구하는 건 불가능하고 지치는 일이라고 말한다"며 "더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나는 20년 전보다 지금의 나를 훨씬 더 사랑한다"고 전했다.

페레르의 게시글엔 그의 대담함에 박수를 보낸다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앞서 페레르가 언급한 스타 패멀라 앤더슨은 지난 9월 파리 패션위크에 이어 이달 영국에서 열린 패션 어워드 행사장에 맨얼굴로 참석했다.

영국 패션 어워드 행사에 맨얼굴로 참석한 패멀라 앤더슨. [사진출처=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앤더슨은 파리 패션위크 참석 이후 보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모든 소녀를 위한 일"이라며 "요즘 같은 시대에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나 하겠느냐"고 했다.

앤더슨이 노메이크업을 결심한 건 2019년 그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던 알렉시스 보겔이 유방암 투병으로 사망한 게 계기가 됐다. 앤더슨은 “보겔은 최고였다. 나는 그 없이는 화장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느꼈다”고 화장을 그만두기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화장에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짙은 화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서 "모두와 정반대의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앤더슨의 '노메이크업' 행보 이후 동료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의 혁명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며 그를 두둔했다.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도 미국 매체 팝슈가와의 인터뷰에서 앤더슨에 대한 지지 뜻을 밝혔다. 그는 "여성들이 자기 방식을 따르든, 어떤 것을 따르든 상관없이 시대 정신을 통해 알 수 있는, 여성에게 강력한 메시지였다"며 "표면적 아름다움 규범을 거부하는 다른 여성을 보는 건 여성에게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