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조사 거부 송영길, 법 지식 이용해 법망 빠져나가려는 의도" [법조계에 물어보니 301]
"검찰 조사 단계에선 최장 20일 구속 가능…유의미한 진술 없다면 검찰이 바로 기소할 것"
"비협조적인 宋 태도, 추후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양형 요소로 받아들여질 것"
"장외 여론전 펼치는 것은 지지자 결집 의도…'탄압 받는다'는 인식 만들려고 하는 것"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구속 후 첫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검찰의 소환 조사에 계속 불응하고 있기 때문인데, 법조계에선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을 특히 "송 전 대표가 심신 안정이 필요하다며 조사를 계속 거부하는 것은 법조인 출신 답게 법 지식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의도"라면서 "검찰은 최장 20일만 구속 수사를 할 수 있기에 이 기간 송 전 대표에게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를 바로 기소할 것이고, 송 전 대표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추후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양형 요소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송 전 대표에게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응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18일 송 전 대표를 구속한 후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변호인 외에 가족과 지인 등 타인과의 접견 금지 조처를 내린 것 등에 대한 반발성으로 불출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송 전 대표를 접견한 선종문 변호사는 "먹고사는문제연구소는 공익 법인이다"며 "검찰의 이번 수사는 모든 싱크탱크를 무력화하고 정치적 자유를 통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송 전 대표가 계속 소환 조사에 불응할 경우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송 전 대표가 조사 과정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검찰 입장에서 확인할 부분이 있으면 확인을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다만, '심신 안정이 필요하다'며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법조인 출신인 송 전 대표가 법 지식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가 법정에 가서 이야기하겠다고 하지만, 결백하다면 검찰 조사 단계에서 진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최 변호사는 "민주당에선 송 전 대표를 두고 '탈당한 개인의 몸'이라고 하지만, 돈 봉투를 수수한 사람들도 민주당 의원들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들과 상관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말이다. 넓게 보면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므로 민주당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검찰 단계에서는 최장 20일만 구속 수사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기간에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송 전 대표를 바로 기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송 전 대표가 진술하지 않더라도 기소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은 확보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송 전 대표에게 돈 봉투를 받은 수수자들과 여러 증거에 대한 관련성을 확인하려는 차원에서 소환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 변호사는 "검찰이 송 전 대표로부터 수사 협조를 받아내기 위해 선택하려는 전략이 '체포영장 청구'인 것 같다. 동시에 '협조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당근도 함께 건네고 있는 것"이라며 "송 전 대표가 검찰 조사에 불응하는 진짜 이유는 여기서 진술을 더 하면 알리바이가 꼬일 것 같기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기소된다면 공소장을 확인할 수 있으니 증거 기록을 확인한 뒤 입장을 정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송 전 대표는 '심신 안정이 필요하다'며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고 하는데, 합당한 사유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검찰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이며 이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을 집결시키려는 정치적 의도일 것"이라며 "송 전 대표에 대한 증거가 일부 확보되어 있기에 남은 것은 돈 봉투 살포액에 대한 증명일 것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 처벌 수위가 높아지기에 송 전 대표가 실형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송 전 대표는 구속되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없애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기에 가족까지 접견이 금지당한 상황이다. 변호인 외의 사람들과 자유로운 접견이 가능하다면 이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검찰은 돈 봉투 의혹 의원 중 명확한 증거를 확보한 의원들에 한해서는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윌)는 "송 전 대표 측이 '검찰탄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칭)' 이름으로 규탄 기자회견과 성명을 발표하는 등 장외 여론전을 하는 이유는 여론을 본인 쪽으로 유리하게 만들어 놓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검사들은 피의사실 공표를 하면 안 되기에 기소할 때쯤 브리핑을 하지만, 정치사범들이 수사 단계에서 여론전을 하게 되면, 본인 진영 지지자들로부터 '부당한 탄압이다'라는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송 전 대표가 수사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추후 재판 과정에서 양형 요소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특히 재판부가 공판 상황을 지켜보며 유죄 심증을 가지게 되면 송 전 대표처럼 범죄를 부인하는 태도를 줄곧 보인다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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