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지는 경제에 SNS서 사라졌다…中, ‘경제 분석가’ 입까지 막았나

김홍범 2023. 12. 23.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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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한 중국은행 지점 앞을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의 경제난에 현실적인 진단을 내놓던 금융 전문가들이 온라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CNN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CNN이 최근 경제에 대한 논평을 내놓던 중국 비즈니스 분석가들의 소셜미디어(SNS)를 추적한 결과 최소 6명의 분석가가 새로 글을 올리지 못하거나, 계정을 팔로우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의 유명 금융 전문가인 류지펑의 SNS 계정에는 이달 초부터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았고, 팔로우도 금지됐다. 그의 더우인(音·Douyin) 계정을 팔로우하면 “플랫폼 규정 위반으로 팔로우할 수 없는 사용자”라는 설명만 나온다. 그는 지난 1일 중국 자본 시장의 병폐를 비판하며 자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만류하는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투자 분석가와 자본시장에 대해 가르치는 대학교수, 투자사 대표 등도 SNS 규제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CNN은 밝혔다.

특히 이런 ‘SNS 입 막기’가 집중된 건 지난 11∼12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 선전과 여론 지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 광명론’(光明論)을 노래 불러야 한다”는 지침이 나오면서다.

이후 중국 국가안전부는 “중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각종 케케묵은 논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그 본질은 허위 서사로 ‘중국 쇠퇴’의 담론을 만들어 ‘인지적 함정’에 빠뜨리려는 헛된 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 윌리 램 선임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경제 회의론이 확산하며 소비 심리가 더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힘썼지만, 부동산시장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등이 해결되지 않으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하이종합지수는 5.7%가 떨어졌다.

다만 여론 통제가 오히려 중국 경제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8월엔 청년실업률이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의 불투명성이 투자 등을 어렵게 하며 경제에 더 부담을 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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