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2배 높인다

GIST-경희의료원 연구팀
위장관 통과 시간 저하 뇌 건강에 영향 확인

변비에 걸려 장 운동이 저하되면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장 기능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김태 교수팀은 22일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팀과 함께 기초-임상 융합연구를 한 결과,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임상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변비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증가시킴을 확인했고, 동물 실험을 이용한 기초연구를 통해 인과관계 또한 규명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마우스 실험에서 실험쥐에 지사제의 일종인 ‘로페라미드’를 투여해 장 운동을 저하시켰다. 그 결과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는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기억력 저하 등 병리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확인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기존의 임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도 진행했다. 약 313만명의 한국인과 약 438만명의 일본인 중 변비가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 변비가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률이 더 높은 경향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한국 사례에서 2.04배, 일본 사례에서 2.82배 높았다.

김태 교수는 "장 운동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을 기초연구와 임상 연구의 융합을 통해 다각도로 밝힌 것에 의의가 있다"며 "현재 부각되고 있는 장뇌축 가설에 대한 강력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뇌축 가설'은 장과 뇌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장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장 건강이 악화하면 뇌 기능과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장 기능 이상 또는 변비가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 과학 학술지인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리서치'에 13일 게재됐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