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코리아 매출이 고작 21억원이라니요 [취재수첩]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12. 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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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억원.

지난해 트위치코리아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매출액이다. 한 달에 앱을 활발히 사용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스트리밍 앱이 거뒀다는 수익치고는 매우 초라하다. 트위치코리아는 낮은 매출과 높은 망 사용료를 근거로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댄 클린시 트위치 CEO가 직접 “수지가 맞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위치코리아의 철수 결정에 망 사용료를 인상한 통신사와 정부가 여론의 성토 대상이 됐다. 동시에 트위치코리아를 향해서는 동정 여론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은 “수익도 안 나는데 한국 소비자를 위해 이때까지 남아줘서 고맙다” 같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방송업계와 증권가는 트위치가 신고한 매출액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한다. 망 사용료가 비싸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트위치 같은 거대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21억원밖에 올리지 못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트위치 연간 매출에 비해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2022년 트위치 전체 매출은 28억달러, 원화로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트위치 사용자 중 6%가 한국어 사용자다. 이와 같은 이유로 다올투자증권은 트위치가 국내에서 약 2036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실제로 사용자 수가 비슷한 아프리카TV의 국내 매출이 3150억원이다. 서수길 아프리카TV 창업주는 “매출을 적게 잡아 부가세를 비롯한 비용을 낮추려는 것”이라고 트위치를 비판했다. 사실상 꼼수라는 지적이다.

꼼수로 매출을 신고하며 한국 기업과 소비자를 기만하다 철수한 외국 기업을 동정할 필요가 있을까. 외국 기업이 ‘서비스 철수’를 내세우며 한국 소비자와 기업을 볼모로 과한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정부의 제도 점검이 절실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9호 (2023.12.20~2023.12.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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