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아파트 매물···매매·전세 시장 ‘엿보기’ [경제칼럼]
서울 아파트 시장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집값 바닥론에 매매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역전세난 우려가 커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아파트 매매 매물이 쌓여가는 가운데 전셋값은 급등하면서 전세난 우려가 커졌다.
매매 시장이 침체되다 보니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보다 전세 가격 상승률이 수개월째 높다. 고금리로 실수요자 자금 부담이 커졌고,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아파트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매 가격은 숨 고르기 양상이다.
서울의 11월 총 매물 건수(매매와 전월세 매물 합계)는 13만3000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10월(4% 감소)에 비해 감소폭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매매와 전월세 매물을 합친 수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매매 매물이 누적되면서 수급에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매매와 전월세를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서울의 월평균 매매 매물 건수 증가율은 지난해 8월(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을 정점으로 점차 완화되다 올 6월 3%를 저점으로 재차 높아지고 있다. 강북권(14개구)과 강남권(11개구)으로 나눠보면 11월 기준 강남권 매매 매물은 48% 증가했고, 강북권은 35% 늘어 강남권 증가율이 더 크다.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점차 쌓여가면서 내년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전세 매물 흐름은 어떨까. 서울 전세 매물 건수 증가율은 올해 1월(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을 정점으로 점차 완화되다 올 8월부터 아예 감소세로 전환됐다. 매물이 줄어드는 속도는 강남권보다 강북권이 가팔랐다. 11월 기준 강남권 전세 매물은 24% 감소했고, 강북권은 47% 줄어 강북권 감소폭이 크다.
전세뿐 아니라 월세 매물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의 월세 매물 건수 증가율은 올 4월 50%대를 기록 후 완만하게 추세가 바뀌었다. 올 8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한 후 내림 속도는 강북권이 가팔랐다. 전세 매물 흐름과 유사하다. 강남보다 저렴한 강북권 전월세 매물 수요가 몰리면서 매물이 급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리해보면 매매 시장에서는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는 가운데, 전월세 시장에서는 강북권 매물이 급감하는 양상이다. 즉 강남 매매 수요는 줄고, 강북 전월세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수요자의 전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될수록 내년 강남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등 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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