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숙취 해결… 숙취해소제보단 간 영양제가 낫다?[이게뭐약]
◇먹으면 확실히 도움 vs 큰 효과 없어
전문가들의 의견엔 차이가 있었다. 숙취 개선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소용없다는 의견이 공존했다.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이들은 밀크시슬 속 실리마린의 효과를 강조했다. 대한약사회 백영숙 학술이사(약사)는 "여러 성분 중에서도 실리마린 성분은 간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줘 음주가 잦은 이들에게 꾸준히 복용을 권하는 성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실리마린은 숙취가 생겼을 때만 복용하더라도 어느 정도 숙취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성분이다"며 "실제로 음주 후 챙겨 복용하는 영양제 중 하나다"고 말했다.
다만, 실리마린을 선택할 땐 '제품 분류'를 잘 살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제품을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백영숙 이사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은 유효성분의 함량이 다르다"며 "유효성분이 더 많이 든 일반의약품을 복용해야 숙취로 인한 피로 등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 영양제가 숙취에 소용없다는 전문가들은 실리마린의 효능·효과 자체에 주목했다. 실리마린이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은 맞지만, 이를 숙취해소와 연결하긴 무리가 있단 것이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는 "각종 간 영양제들이 숙취 증상 개선에 전혀 영향이 없는 건 아니다"며 "밀크시슬 등은 기본적으로 간 손상을 줄여주거나 간염 등으로 인해 상승한 간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러나 숙취라는 건 급성 알코올 중독에 의한 증상 중 하나고, UDCA나 실리마린은 알코올 분해나 배설을 촉진하진 못 한다"며, "간 영양제가 숙취해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피로, 숙취 등의 원인이 간 때문이라는 광고 때문에 음주 후 간 영양제를 찾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광고는 광고일 뿐 과학적으로 분명한 근거가 있진 않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숙취해소제도 숙취 해소엔 딱히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숙취를 완화해주는 ‘보조식품’들이 숙취해소제로 쓰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원 교수는 "숙취에서 벗어나려면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양을 줄여야 한다"며 "‘4-메틸피라졸’처럼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줄여주는 약물 후보 물질이나 '디설피람(disulfiram)'처럼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를 저해해 숙취를 촉진함으로써 술을 끊게 만드는 혐주약은 있지만, 술을 깨게 하는 약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많은 숙취해소제가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 활성을 촉진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빨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인데, 이는 숙취 해소를 촉진할 수는 있겠으나 아세트산을 많이 만들어 궁극적으로 지방간과 고지혈증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알코올을 분해할 때 가장 주요한 원료는 수분과 당분이기에 숙취가 생겼다면 수분과 당분을 충분히 섭취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숙취해소 빨리하겠다고 이것저것 복용해선 안 돼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게 숙취에 시달리는 자의 마음이다. 숙취해소가 급한 상황이라면, 건강을 해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숙취 해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백영숙 이사는 "숙취가 심할 땐 실리마린 외에도 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비타민B군, 글루타치온 등을 충분한 수분과 함께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백 이사는 "단, 간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복용을 결정해야 하며, 간 질환이 없더라도 지나치게 여러 종류의 영양제를 복용하진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숙취해소를 해보겠다며 보충제를 이것저것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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