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 분쇄, 민주노조 사수" 라이온켐텍지회 결의대회 진행

이재준 2023. 12.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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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21일 라이온켐텍 대전공장 앞에서 결의대회 열어

[이재준 기자]

 화섬식품노조가 21일 오후 1시 라이온켐텍 대전공장 앞에서 ‘민주노조 사수! 직장폐쇄 철회! 라이온켐텍지회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화섬식품노조 제공
"임금차별 파업유도 투쟁으로 박살내자!
직장폐쇄 분쇄하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강고한 연대투쟁 파업투쟁 승리하자!"

화섬식품노조가 직장폐쇄에 맞선 라이온켐텍지회 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위와 같이 외쳤다.

화섬식품노조는 21일 오후 1시 라이온켐텍 대전공장 앞에서 '민주노조 사수! 직장폐쇄 철회! 라이온켐텍지회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직장폐쇄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짚고 이에 대해 비판하며, "비록 연말이라 (오늘 참석자가) 많은 인원이 아니지만, 내년 들어가면 (더 크게) 투쟁할 것"이라 말했다.

안성기 라이온켐텍지회장은 "힘들고 어려운 길인 걸 알면서도 45일째 투쟁하고 있다. 무엇이 우리 조합원들을 뭉치게 했겠는가"라고 묻고는 "우리 노동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답했다. 안 지회장은 "우리 조합원 가슴 속에는 10년 동안 채워진 응어리가 있다. 어찌 45일로 풀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승리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파에 눈발이 날리는 와중 안성기 라이온켐텍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제공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부장들도 무대에 올라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고 정당한 대우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라이온켐텍지회의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라이온켐텍지회는 대전충북지부 소속이다.

라이온켐텍 노동자들은 지난 2020년 '일방적인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 저하에 맞선다'며 지회를 만들었다. 몇 해 전 진행된 상여금의 기본급화에 의한 임금 저하 등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던 상황이었다.

민유홍 조합원은 "근속 4년차 시급 9620원 받으며 인조대리석 가공에서 근무한다"며 "생애 경험해보지 못한 가두행진을 하면서... 어린이집과 버스, 정류장 등지에서 너무나 해맑은 눈빛으로 우리를 보고 있는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절대 우리와 같은 힘겨운 시간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시급 9620원은 올해 최저임금이다.

2020년 3월 현장직 중심으로 지회가 만들어졌지만, 같은 달 사무직과 영업직 중심의 다른 노조가 생기면서 교섭권을 가져갔다. 지회는 "열흘도 되지 않아 회사 영향을 크게 받는 직군에서 100명 넘게 가입한 노조가 생겼다"며 회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조합원 수 변동에 따라 지회(화섬식품노조)는 올해 초 교섭권을 확보하고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11월 7일부터 부분파업 중심으로 투쟁하고 있다. 지회는 회사 분할 후 첫 교섭에서 임금인상을 차별하고, 교섭에서 '파업 할테면 하라'는 등 파업을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업 투쟁이 이어지던 12월 1일 라이온켐텍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화섬식품노조가 21일 오후 1시 라이온켐텍 대전공장 앞에서 ‘민주노조 사수! 직장폐쇄 철회! 라이온켐텍지회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이재준
 
유상엽 조합원이 무대에 올라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었다. 유 조합원의 아내는 "신랑을 통해 함께 하시는 조합원 분들께서 얼마나 힘들고 수고스러운 일을 용기 있게 해내고 있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봅니다. (중략) 한 분, 한 분이 가진 책임감에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삶의 무게를 묵묵히 짊어지고 가시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중략) 조합원 분들의 큰 뜻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결의대회에 함께 했다. 남기방 건설노조 대전세종본부장이 "민주노총 깃발 아래 130만 조합원이 엄호하고 응원하고 연대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깃발 아래 승리의 깃발 올릴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진보당과 시민사회도 자리를 함께 했다. 김창근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알짜 기업의 과실은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며 "회사의 수익이 일부 임원들에게 편중되고, 노동자들이 소외되는 회사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대기업을 비롯한 사례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며 회사의 과실을 노동자들에게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기 라이온켐텍지회장은 "궂은 날씨에도 연대의 힘을 보여준 전국 모든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참가자들에게 머리 숙였다. 이날 대전은 최저기온 영하 14.4℃를 기록하고, 현장에서 눈발이 날렸다.

덧붙이는 글 | <노동과세계> 중복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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