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의회 "주민 소통 없는 반딧불이 복원사업" 질타, 왜?

옥천신문 양수철 2023. 12.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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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감특위 지적 "생태관광협 내 갈등, 군이 적극 개입하고 주민 중재 나서야"

[옥천신문 양수철]

충북 옥천군의회 환경과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아래 행감특위)는 환경과가 추진하는 반딧불이 복원사업에 날선 질의를 이어나갔다.

환경과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까지 동이면 석탄리 183, 184번지에서 사업비 1억9300만원을 투입해 동이면 반딧불이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현장점검도 한 행감특위는 조성해놓은 반딧불이 생태탐방지는 반딧불이의 생태에 걸맞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2억 원 가까이 예산이 투입됐지만, 별다른 사업 실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규룡 의원은 "현장은 반딧불이가 살 수 있는 체험현장이 아니다. 반딧불이 서식지도 아래쪽이다. 반딧불이 사업보다는 마을환경을 개선해서 물 오염을 막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각종 예산을 투입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설유지관리도 한다고 하는데 현장 가보니 관리도 안됐다. 반딧불이 키워서 경제적 효과를 내본다고 하는데, 그런건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직원들이 잘 해보고자 사업을 추진했지만, (투자한 만큼 성과가 없으면) 빨리 개선하는게 맞다"라고 말했다.

김경숙 의원 또한 "서식지 환경을 굳이 바꿔 외려 황폐화된 걸로 보인다. 기존에 있는 버드나무를 베어내고 어울리지 않는 연산홍, 조팝나무 등을 잔뜩 식재했다. 반딧불이를 위한 환경이 아니라 사람이 '내가 저기서 돈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 같다. (방문객들이) 많이 실망하셨다고 들었다. 굳이 이렇게 했어야했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환경과 천기석 과장은 "생태관광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이전에도 마을 자체적으로 반딧불이 축제도 열었다. 과거에는 버드나무가 우거져서 반딧불이가 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생태탐방 오시는 분들의 시야도 가렸다. 나무를 심은 것도 전문가 자문을 구해서 한 것이다. 우리가(환경과 차원에서) 마음대로 한 게 아니다. 심도 있게 검토해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환경팀 최순이 팀장도 "국립생태원, 반딧불이 연구회, 곤충생태연구소에서 자문을 받았다. 대안이나 여러 의견을 주시면 향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생태관광협 내 갈등, 적극 개입하고 주민 중재 나서야"
 
 옥천군의회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박정옥)가 동이면 석탄리 반딧불이 복원사업 현장에 방문해 의견을 듣고있다.
ⓒ 옥천신문
생태관광지구 활성화를 위해 환경과가 옥천대청호생태관광협의회 및 마을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윤섭 의원과 이병우 의원은 "관 주도로 생태관광지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2021년 옥천군이 국가생태관광지구로 지정됐지만, 아직까지 민간 차원에서의 조직 정비가 이뤄지지 못한 채 주민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환경과 차원에서 역할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민들을 중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섭 의원은 "타 지역의 경우 생태관광지구가 특정 마을 중심이고 소규모 권역 위주로 진행된다. 하지만 옥천군은 19개 마을이 포함될 정도로 광범위하다. 특히 생태관광지구 핵심 마을인 안터마을은 주민들이 반딧불이를 복원하려고 노력해 중심마을로 선정됐지만, 정작 생태관광협의회 조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라며 "처음 의도와 다르게 실행과정이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전문가가 자문을 해도 효과가 떨어진다. 생태관광지구를 조성하는 과정은 민관 협력체계로 했다기 보다는 행정중심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생태관광지구로 선정되고 나서 부랴부랴 민간 단체를 만들고 책임이나 역할을 전가하다보니 운영이 원활치 않은 것이다. 운영주체를 만들기 위해 협의회를 만들었음에도 행정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면서 "환경과가 역할을 했다고 보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8명으로 구성됐는데, 본래 참여하기로 했던 마을 전체도 참여하지 않았다. 내년 5월에 재지정을 받아야 할텐데, 이런 갈등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가능하겠나. 생태관광협의회가 제 목적대로 운영되기 위해 행정이 집중해서 관리해야 한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태관광협의회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송윤섭 의원은 "생태관광협의회가 참여자들이 만족도도 꽤 높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는 보인다. 문제는 관심있고 의지있는 다양한 주민들이 조직의 일원으로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생태관광협의회가 열린 형태로 운영돼야하는데 기득권마냥 쥐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법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임원들을 중심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참여자들이 확대되도록 가야한다. 19개 마을을 넘어 자체 인력풀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보고 생태관광협의회를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병우 의원 또한 "단체 관계자들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주민주도형 참여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역만의 잔치라는 생각도 든다. 지역의 자연환경을 어떻게 그대로 살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기석 과장은 "각 마을 임원들이 (생태관광협의회에) 들어가지 못한 부분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정 차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협의를 하는 등 충분한 소통을 하고 있다. 협의회와 소통하며 좋은 의견을 반영해 생태관광지구로 재지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균형건설국 황수섭 국장은 "의원님들이 지적하신 사항이 옳다. 제일 주민들이 스스로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안 되면 관에서 적극 개입해서, 군에서 할 역할을 다 하겠다. 주민들과 협의해서 생태관광이 제대로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옥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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