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 '장미의 성모' 비밀, AI가 밝혀냈다

김현정 2023. 12. 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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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거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의 작품 '장미의 성모'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했더니 일부는 다른 사람이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영국 브래드포드대 연구팀이 AI 기술을 이용해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그림 '장미의 성모'를 분석한 결과, 이 중 일부는 다른 사람이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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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분석 결과, 일부 다른 사람이 그려
"사람 눈이 못본 부분 98% 정확도로 구별"

르네상스 거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의 작품 '장미의 성모'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했더니 일부는 다른 사람이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영국 브래드포드대 연구팀이 AI 기술을 이용해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그림 '장미의 성모'를 분석한 결과, 이 중 일부는 다른 사람이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장미의 성모'는 성모 마리아가 벌거벗은 아기 예수를 안고 있고, 그 오른편에는 아기 세례자 요한과 성 요셉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1517년 작품으로 알려진 이 그림은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작품명인 '장미의 성모'의 유래는 그림 하단에 분홍 장미 한 송이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라파엘로 '장미의 성모'

기존에 이 그림은 라파엘로가 전부 그린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틀은 라파엘로가 잡고 나머지는 그의 촉망받는 제자였던 줄리오 로마노와 조반니 프란체스코 펜니가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하웰 에드워즈 브래드포드대 분자분광학 명예교수는" '장미의 성모'를 AI 프로그램으로 분석했더니 성 요셉 부분은 다른 사람이 그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성모와 아기 예수, 세례자 요한은 라파엘로가 그린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AI 프로그램을 개발한 브래드포드대 비주얼 컴퓨팅 및 지능형 시스템 센터의 하산 우가일 소장은 이 프로그램이 라파엘로 작품의 진위를 98%의 정확도로 구별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우가일 소장은 "이 알고리즘이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필법과 컬러 팔레트, 색상 등 4000여개의 변수를 분석해 사람의 눈이 볼 수 없는 부분까지 자세하게 작품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래드포드대 연구진은 40여년간 위작으로 의심받았던 라파엘로의 작품 '드 브레시 톤도'가 진품이라는 사실도 AI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라파엘로의 작품으로 확인된 '데 브레시 톤도'

지난 7월 노팅엄대학과 브래드퍼드대학 연구진은 해당 작품을 AI 안면인식 기술을 응용해 분석한 결과, 그림 속 마리아와 예수의 얼굴이 라파엘로의 다른 작품인 '시스티나의 마돈나'에서 묘사된 것과 거의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영국의 사업가 고(故) 조지 레스터 윈워드의 소장품 중 하나다. 윈워드는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95년 신탁 기관을 설립해 자신이 소장해온 미술품을 관리하고 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미술계는 해당 작품이 1512년 라파엘로가 완성한 걸작 '시스티나의 마돈나'와 화풍이 매우 유사한 점을 근거로 이 작품이 라파엘로의 원작을 모방한 19세기 복제품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시스티나의 마돈나'는 당시 교황이었던 율리오 2세가 자신의 삼촌이자 선대 교황인 식스토 4세를 축복하기 위해 라파엘로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성모자 옆에 식스토 4세와 바버라 성인이 함께 있는 모습을 그렸으며, 현재 독일 드레스덴 미술관이 소장 중이다.

40년 넘게 이어진 진위 논란은 AI 분석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우가일 소장은 "새로운 AI 기술로 해당 작품을 살펴본 결과, '드 브레시 톤도'가 라파엘로의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놀라운 확신에 도달했다"며 "이전에 수행했던 얼굴인식 실험과 동료 연구자들의 선행 연구를 종합해 우리는 두 그림이 동일인의 작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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