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야마모토도 품었다!…12년 4233억 초대형 계약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LA 다저스가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한 특급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품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계약기간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232억 8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현재까지 구단 차원의 공식 발표는 내놓지 않고 있지만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 빅마켓(Big Market) 구단들과의 야마모토 영입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가 받게 된 3억 2500만 달러는 역대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 계약 중 최고액이다. 종전에는 다나카 마사히로가 2014년 1월 라쿠덴 골든이글스를 떠나 뉴욕 양키스와 계약할 당시 7년 1억 5500만 달러(약 2017억 7900만 원)가 최고액이었다.
LA 다저스는 앞서 지난 10일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FA(자유계약) 최대어로 꼽혔던 오타니 쇼헤이를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9240억 원)에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전 세계 모든 프로 스포츠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전 소속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기간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 원), 축구의 리오넬 메시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 원)를 뛰어넘고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선수로 등극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한 명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마운드 보강을 위해 야마모토에게까지 눈독을 들였다. 오타니가 올 시즌 후반기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2024 시즌에는 투수로 던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S급 선발투수 영입을 추진했고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타니도 다저스와의 계약 체결 후 야마모토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히기 위해 힘을 썼다. 야마모토와 다저스 구단의 미팅 때 동석하는 등 새 소속팀을 위해 영업까지 나섰다.
뉴욕 양키스도 야마모토와 미팅에서 팀의 레전드 마쓰이 히데키의 영상 메시지를 준비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다저스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야마모토는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2024년부터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1998년생인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하며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했다. 프로 2년차였던 2018 시즌부터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고 불펜투수로 30홀드를 수확했다.
2019 시즌부터 야마모토의 전성기가 열렸다. 선발투수로 정착해 20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찍으면서 차세대 일본프로야구 에이스로 성장했다.
야마모토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2021 시즌에는 26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다. 2022 시즌 26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올 시즌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더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오릭스를 1996년 이후 26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야마모토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 수여되는 '사와무라 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더는 NPB에서 증명할 게 없었다. '사와무라 상' 3년 연속 수상은 카네다 마사이치 이후 역대 2번째이자 65년 만이었다.
야마모토의 원 소속팀 오릭스는 지난달 5일 2023 재팬시리즈에서 한신 타이거스에 패하며 준우승이 확정된 직후 야마모토의 포스팅을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나오자마자 특급 대우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야마모토의 포스팅 선언 직 후 오프시즌 FA(자유계약) 랭킹 상위 25명의 선수를 소개하면서 야마모토를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2위에 올려놨다.
수많은 구단들이 야마모토를 놓고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쳤고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계약 규모가 3억 달러(약 3906억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가 연이어 나왔던 가운데 실제로 다저스는 3억 달러 이상을 야마모토에게 투자했다.
뉴욕 양키스가 야마모토 영입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일부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최종 승자는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합류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최강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운데 '빅게임 피처' 칭호를 받는 야마모토가 큰 보탬이 되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야마모토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2021년 도쿄올림픽 본선 준결승 한국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억 1500만 달러(약 1497억 원)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야마모토와 국제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2019 프리미어12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도쿄올림픽에서는 2루타, 안타를 쳐내 설욕에 성공했다.
일본 언론들은 야마모토가 LA 다저스를 선택할 수 있었던 데는 오타니 쇼헤이 효과가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연봉 대부분을 계약기간 종료 후 받는 독특한 형태로 도장을 찍었다.
오타니는 자신이 2024년부터 2033년까지 해마다 받아야 할 연봉 7000만 달러 가운데 6800만 달러의 지급 유예에 동의했다. 유예된 금액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지급된다.
오타니는 즉 계약 연봉의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 뒤에 수령하는 것에 동의했다. 오타니가 먼저 이 '디퍼' 조항을 다저스 구단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 부담을 덜고 지속해서 전력을 보강할 수 있게끔 돕기 위함이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LA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두 선수 영입에 합계 10억 달러(약 1조 3031억 원)가 넘는 투자를 했다"며 "오타니는 다저스의 야마모토 영입과 관련해 미팅에 직접 참석하는 등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마모토의 초대형 계약 배경에는 오타니의 '디퍼' 영향을 받았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 7억 달러에 계약했지만 이중 97%인 6억 8000만 달러(약 8857억 원)를 계약 기간 종료 후 받는 이례적인 형태로 사인했다"고 했다.
또 다른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을 위해) 함께 싸웠던 오타니 쇼헤이의 러브콜도 결정(LA 다저스와 계약)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 15개 구단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진 야마모토 쟁탈전에 오타니가 있는 LA 다저스가 이겼다"고 전했다.
LA 다저스는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단축 시즌만 치렀다. 제대로 된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8년이 마지막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독식하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악순환이 거의 매년 반복 중이다. 이번 겨울 오타니와 야마모토라는 특급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을 강화한 만큼 2024 시즌은 월드시리즈 우승이 유일한 목표가 됐다.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도 한국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다. LA 다저스는 내년 3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서울시리즈로 개막전 2경기를 치른다.
야마모토가 다저스에서 1~2선발로 분류되는 만큼 고척스카이돔 개막전에서 마운드에 오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이 겨우내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한일전이 성사되는 진귀한 장면도 볼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A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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