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군인 경제'…평화경제로 해법 찾는다[쿠키인터뷰]
군부대 의존도가 높은 접경 지역이 장병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경제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이는 국방부의 국방개혁2.0으로 장병들의 외출·외박구역 제한 제도(위수지역) 폐지와 군부대 해체와 이전으로 장병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쿠키뉴스는 22일 주민들 스스로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구책을 찾는 강원 인제군 (사)금강설악서화마을 박광주 이사장을 만나 계획을 들어 보았다.
다음은 박광주 이사장과 일문일답.
- 설악금강서화마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서화리는 전쟁 전에 38선 이북 지역이었던 관계로 전쟁 중에는 대다수 주민이 대부분 북한 지역으로 피난을 갔다. 지금의 마을주민 대부분은 전쟁 이후 1956년부터 외지에서 들어오신 분들이다.
지금 북한의 최남단 마을인 금강군 이포리와는 이웃 동네였다. 그러나 DMZ를 경계로 남북으로 갈라져 지금은 왕래할 수 없게 된 두 마을은 지리적인 조건이나 역사, 문화적으로 두 마을은 같다.
- 전쟁 이전부터 사는 주민들이 있다면 몇 분이나 계시는가?
몇 분 계셨는데 대부분 돌아가셨다. 지금은 민통선 이북 지역인 가전리에 사셨던 92세의 할머니가 유일하다.
- 접경지역은 '군인 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 부대 의존도가 높았는데… 지금은 어떤가?
군인경제란 말은 아득해진 옛말이 되었다. 4~5년 전부터 본격 추진된 국방개혁으로 군 부대 통폐합과 장병들의 외출·외박구역 제한 제도(위수지역) 폐지로 군 장병에게 의존했던 상권은 붕괴됐다.
두집 건너 한곳이던 상가가 이제는 5분1로 줄었다. 식당과 각종 편의시설도 텅텅 비어가고 있다. 군인경제는 실종된 상태이다.
다른 접경지역과 마찬가지로 각종 규제로 인한 피해가 크다. 사실은 규제에 의한 피해보다는 농촌, 산촌이 겪고 있는 경제적 소외가 더 심각하다.
접경지역의 규제를 해제하는 것은 시쳇말로 '언 발에 오줌 누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규제의 해제보다는 접경지역이 가지는 특성을 잘 살려 평화를 경제의 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규제해제보다는 평화경제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 주민들 스스로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구책을 찾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데.
설악금강서화마을은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만든 사단법인이다. 산촌 팬션과 지난해부터는 DMZ 평화의 길 사업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DMZ 평화의 길은 전국 10개 시군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인제는 다른 시·군과 달리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곳이다. 2년 연속 최우수 사업지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시작부터 많은 준비를 했다. DMZ 해설사를 육성하는 교육부터 전문인력을 육성했다. 안내도 평화를 주요 테마로 삼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금강과 외금강을 동시에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지리적 강점도 교육할 때 꼭 강조하고 있다.
- 생태와 평화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삼재령'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삼재령에 대해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남북 평화시대에 매우 중요한 곳이 될 것이라는 점을 듣고는 새삼 놀라워하곤 한다.
삼재령은 한국전쟁 이전에는 강원영서 인제군 서화면 가전리에서 영동지역 고성군 수동면 신탄리를 넘나드는 고개였다.
지금은 남한의 인제군, 고성군과 북한 금강군, 고성군 등 남북한 4개 군이 만나는 경계점이기도 하다.
삼재령 좌우로는 북한 고성군 이포리 무산에서 발원하는 남한 인북천과 북한 고성군 서면 차일봉에서 발원하는 남강이 흐른다.
고개 정상에서 동쪽으로 20여 km 가면 외금강이고, 서쪽으로 가면 내금강으로 남북 평화시대가 열리면 금강산 관광의 요충지로 기대된다.
-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서로이웃'이었던 북한의 금강군 이포리 마을과 교류했으면 한다.
특히 문화재가 공존하고 있어 남북이 함께 만나 매년 열리는 문화제를 함께 개최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원을 빌어본다.
인제=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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