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분기 성장률 5.2→4.9%에 시장은 랠리…피벗‧연착륙 기대
미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됐지만, 연착륙 기대감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이어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이전 분기 대비 4.9%(연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나온 잠정치(5.2%)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1%)도 밑돈다. 상무부는 "소비 지출의 하향 조정이 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속보치·잠정치·확정치로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다. 처음 나온 속보치는 4.9%였다.
성장률은 잠정치보다 소폭 내려왔지만, 경기 연착륙 기대는 여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높아졌던 2021년 4분기(7%) 이후로 가장 높은 성장률이기 때문이다. 직전 분기인 2분기(2.1%)보다도 2배 이상 높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분석가는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세와 함께 "물가가 안정되는 동시에 경제가 적당한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신호도 나왔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2월 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000명 늘어난 20만5000건을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21만5000건)를 밑돈다. 경제분석업체인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빌라 파루키 미국 담당 수석 분석가는 "미국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고용시장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어 임금 상승의 동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Fed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낙관론을 폈다. 모건 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E-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경제 냉각 신호는 Fed가 머지않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부합한다"면서 "이러한 피벗 기대가 최근 (주식과 같은) 시장 급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고점 부담에 급락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시장은 Fed가 인플레이션 판단 기준으로 삼는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눈길을 두고 있다. 22일(한국시간) 나올 이 지표가 예상보다 꺾이면 시장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를 재차 부추길 수 있다.
다만, 올 4분기에는 미 경제성장률이 연율 1.1~2.7%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 관해선 씨티·도이체방크를 비롯한 다수 월가 투자은행(IB)들이 얕은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올해 미 경제는 고금리·고물가 지속에도 소비 호조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지속했다"면서 "내년에는 그간 누적된 통화 긴축 효과가 파급되면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망 문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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