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유럽 갈래!!" 고교생 황희찬 '맨 몸 도전'…울버햄프턴 최고 연봉자 신화 되다!

김현기 기자 2023. 12. 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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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화 하나 신고 도전했던 황희찬이 '유럽 축구의 엘도라도'로 불리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소속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5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연봉도 3배 점프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옵션 계약까지 행사하면 만 33세까지 울버햄프턴에 잔류할 수 있어 거의 종신에 가까운 계약을 받아들게 됐다.

울버햄프턴은 2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울브스 득점 1위 황희찬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2028년까지 유효한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클럽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2023/24시즌 개막 후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8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 넣으면서 시즌 10호골을 목전에 뒀다.

그의 활약은 프리미어리그 전체에도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황희찬은 엘링 홀란(14골·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11골·리버풀), 손흥민(10골·토트넘 홋스퍼), 제로드 보엔(10골·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9골·애스턴 빌라)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6위를 달리는 중이다.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로 역사의 한 페이지도 장식했다.

또 9월과 10월에 걸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에 중요한 순간 승점을 안겨줬다. 그는 10월 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홈팬들 지지를 받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여름 이적설에 휩싸였다.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즈 유나이티드 등이 이적설 대상 구단이었다. 부상이 잦고, 골결정력이 다소 아쉽다보니 울버햄프턴에서도 확고한 주전으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6개월 사이 모든 게 달라졌다. 울버햄프턴은 2026년 6월까지 유효했던 황희찬과의 계약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고 연봉도 대폭 올려주면서 구단의 핵심 선수로 인정했다. 한국 마케팅 효과도 점점 나타나는 중이다.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한 후 맷 홉스 울버햄프턴 단장은 "그가 계약에 서명을 하는 것을 통해 황희찬이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기뻐했다.

이어 황희찬에 대해선 "황희찬의 다재다능함은 최전방을 가로질러 경기를 하는 오닐 감독에게 정말로 도움이 됐다"라며 "그도 페드루 네투처럼 오닐 감독이 그에게 보여준 믿음에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곳에 온 후 최고의 축구를 할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황희찬이 지난여름 방출설에 가까운 이적 리스트 언급으로 시달렸다면, 최근엔 명문 아스널 입단설이 불거지는 등 상전벽해와 같은 대접을 받는 중이었다. 그러다보니 기존 계약 만료를 2년 반이나 남겨둔 상태에서의 황희찬 재계약은 울버햄프턴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황희찬은 종전 26억원 정도를 연봉으로 받고 있었으나, 이제 80억원 수준까지 연봉이 대거 상승한다.

황희찬은 "여기 머물게 돼 정말 기쁘고 팀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난 새로운 계약에 만족하지 않는다. 가끔 동료들과 우리의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우린 같은 야망을 갖고 있다"라며 "난 승리를 위해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긴 여정이었다. 황희찬은 포철공고 재학 중이던 지난 2014년 축구화 하나 갖고 유럽으로 떠나 테스트를 봤고 그 중 오스트리아 최강 레드불 잘츠부르크 입단을 이뤄냈다. 2015년 1월에 일어난 일이었다.

다만 잘츠부르크에 곧장 입단한 것은 아니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2부인 리퍼링에 입단 1년을 뛰고 나서야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잘츠부르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포함 126경기 45골을 넣으며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엘링 홀란(맨시티)과 3총사를 이뤘던 황희찬은 2020년 여름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 입단하며 빅리거 꿈을 이뤘다.

사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시절에도 2018/19시즌 손흥민 전 소속팀 함부르크에서 임대 신분으로 1년간 뛰긴 했지만 당시 함부르크는 2부였다.

라이프치히에서의 황희찬은 그렇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었다. 코로나19, 부상 등과 맞물려 1년간 26경기 3골이 전부였다. 하지만 1년 만에 연이 닿아 울브스 임대생으로 뛰어 프리미어리거가 됐고 2022년 완전 이적을 통해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울버햄프턴에서의 2년간 산전수전을 치른 끝에 비로소 자리를 확고히 잡고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했다.

되돌아보면 유럽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황희찬의 꿈 하나가 지금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구단의 에이스까지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 황희찬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독일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등 인생의 쓴 맛도 제법 겪었다.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등 독일 구단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해 울버햄프턴 입단할 때 "실력을 더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들었다.

그러나 특유의 돌파력을 유지하면서 이번 시즌 골결정력과 리더십 등을 키워 몇 개월 사이 유럽 A급 공격수로 올라섰고 위르겐 클롭(리버풀),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등 축구종가에서 활동하는 명장들에게 극찬을 받기도 했다. 좌절하지 않고 유럽 빅리거들과 부딪힌 끝에 지금의 큰 성과를 만들어냈다.  

◆ 황희찬 유럽무대 성적

리퍼링(2015~2016·오스트리아 2부) 31경기 13골
레드불 잘츠부르크(2016~18, 2019~2020·오스트리아 1부) 126경기 45골
함부르크(2018~2019·독일 2부) 21경기 2골
RB 라이프치히(2020~2021·독일 1부) 29경기 3골
울버햄프턴 원더러스(2021~현재·잉글랜드 1부) 49경기 13골

◆ 황희찬 2023/24시즌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4일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울버햄프턴 0-1 맨유 : 후반 교체투입 27분 출전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울버햄프턴 1-4 브라이턴 : 후반 교체투입 35분 출전 1골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울버햄프턴 1-0 에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3일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3-2 울버햄프턴 : 후반 30분 출전 1골

2023년 9월16일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울버햄프턴 1-3 리버풀 : 선발 투입 60분 출전 1골

2023년 9월23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루턴 타운 1-1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26일 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 타운 3-2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69분 출전 1골

2023년 9월30일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울버햄프턴 2-1 맨체스터 시티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8일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울버햄프턴 1-1 애스턴 빌라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21일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본머스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0월28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울버햄프턴 2-2 뉴캐슬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4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2-1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1월11일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울버햄프턴 2-1 토트넘 홋스퍼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27일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풀럼 3-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2일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풀럼 1-2 아스널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5일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울버햄프턴 1-0 번리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9일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울버햄프턴 1-1 노팅엄 포레스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6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웨스트햄 3-0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사진=울브스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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