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구국의 영웅 이순신의 나라 사랑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이순신 장군이 빠지지 않는다. 이순신은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존경하고 흠모하는 대상이자 그 존재만으로 애국심과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한국사의 대표적인 구국 영웅이다. 2014년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영화 ‘명량’을 선보여 1천 7백만의 한국 최다 관객 동원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던 김한민 감독은 최근 이순신의 임진왜란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을 그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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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김윤석 분)은 왜군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내는 것이라고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 분)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 분)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한다.

이순신 장군의 나라 사랑이 돋보인다. 영화 ‘노량’은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1)과 더불어 김한민 감독이 지난 10년 동안 구상하고 실현해온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3부작 모두에서 이순신 장군의 나라 사랑이 녹여져 있다. ‘명량’이 12척의 조선 배가 330척의 왜군을 어떻게 무찌를 수 있었는지를 조명하면서 민초의 호국정신에 주목했다면, ‘한산: 용의 출현’은 거북선으로 상징되는 이순신의 전술에 집중하며 영화적 쾌감을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는 7년간의 전쟁이 개인과 국가에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해 집중했다. 김 감독은 10여 년에 걸쳐 혼신과 열정으로 나라를 사랑한 구국의 영웅 이순신 완결편을 만들어내며 한국사의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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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전투 장면이 영화의 백미를 제공한다. 노량해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이 영화의 압권은 100분간 진행되는 전투장면이다. 노량해전은 조선과 명나라, 일본 3국의 전함 1천여 척이 뒤엉켜 싸운 동북아 역사상 최대 해상전투다. 밤바다와 동트는 바다를 배경으로 힘과 힘의 대결을 넘어 각국 장수들의 지략과 지략의 싸움이 펼쳐진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100분간의 해전신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빠르고 흥미롭게 진행돼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는 조선의 장군, 명나라 병사, 일본 병사의 시선과 액션을 차례로 따라가며 3국의 사람들이 싸우는 과정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비참함 그리고 무서움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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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라인업도 볼 만하다. 3편을 완성 짓는 동안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열연이 주목된다. 명량에서는 최민식 배우가 출연했고 한산에서는 박해일 배우가 이순신 장군역을 맡았으며 노량에서는 김윤식이 열연했다. 이번 노량에서 김윤식 배우는 왜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아들을 둔 아비의 마음과 전장을 누빌 때 차분하고 침착했던 이순신의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여기에 허준호, 정재영, 백윤식 등 배테랑 배우들의 연기도 또 다른 볼거리다.

우리 사회는 최근 들어 개인주의와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국가의 이익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이 우선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왜군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은 자신과 가족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한 구국의 영웅이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을 통해 이 혼란한 시대에 우리에게 이순신의 나라 사랑과 국가의 중요성을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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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