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도 괜찮아…"난 왜 이럴까" 내 탓하는 습관 벗어나는 법 [일단, 명상합니다]

선희연 2023. 12. 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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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하지만 괜찮은 척, 우울하지만 즐거운 척 자신을 속인 적 있나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내 마음을 뒷전으로 미룬 적은 없나요? 이렇게 자신을 속이다 보면, 진짜 감정을 알아차리기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감정 명상입니다. '더 마음' 섹션에서 여러분의 마음 챙김을 위한 기초 명상 가이드 5회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호흡명상, 소리 명상, 생각 명상에 이어 진짜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방법, 감정 명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 모든 과정은 명상 교육 서비스 '마인드 트립' 이현정 명상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나의 감정 바라보기


부정적 감정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마세요. 습관을 조금만 고쳐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어요. 일러스트 장효정

감정 명상에서는 의도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꺼내 볼 거예요. 처음엔 내 감정이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럴 땐 ‘감정 단어’를 검색해봐도 좋습니다. 생각보다 한국어에는 감정을 설명하는 단어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짜증'이 난다면, 어색해서 짜증이 난 건지, 피곤해서 짜증이 난 건지, 질투가 나서 짜증이 난 건지 더 세세하게 들어가 보자는 것이죠.

Step 1. 자세를 잡고 눈을 감아요
편안하게 앉고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바닥에 닿은 몸의 감각을 느껴봅니다. 바닥이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느껴보세요. 심호흡하면서 숨에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명상의 세계로 넘어가기 전, 몸의 긴장을 최대한 풀어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세요.

Step 2. 불편한 감정 꺼내어보기
최근에 겪은 일 중에서 나를 불편하게 만든 사건 하나를 꺼내봅시다. 그 상황에서 떠오르는 감정을 느껴보세요. 불편한 감정을 내 안에서 낚아채는 모습을 상상해도 좋습니다. 단,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떠올리는 것 자체가 너무 괴로운 사건은 제외하세요. 감정 바라보는 연습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정면으로 응시하다 보면 '내가 속이 좁은가' 탓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감정을 눌러버리고 싶기도 하죠.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제대로 마주하기로 해요. 자책하는 목소리가 들려도 괜찮습니다. 그냥 '이런 생각과 감정이 드는구나' 알아차리면 됩니다. 감정을 바라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보세요.

Step 3. 감정에 이름 붙여봅시다

떠오르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 보세요. 섭섭함, 억울함, 신경 쓰임, 초조함 같은 식으로 말이죠.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다면, 큰 카테고리로 나누는 것부터 추천합니다. 기쁨, 슬픔, 행복, 불안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더 정확한 감정 단어가 무엇인지 찾는 거예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요.

떠오르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도 좋아요. 그것만으로도 감정을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요. 일러스트 장효정

Step 4. 몸의 변화도 느껴봅시다
감정에 반응하는 몸의 변화도 느껴봅시다. 화가 날 땐 얼굴이 붉어질 수도, 열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릴 수 있어요. 슬플 땐 가슴이 아프거나 호흡이 가빠질 수 있고요. 내가 어떤 감정에, 어떤 몸 상태가 되는지 아는 건 중요합니다. 감정은 미세하게 변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놓칠 수도 있거든요. 그럴 땐 몸의 반응을 보세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손에 땀이 나고 얼굴이 뜨거워진다면 사실 괜찮지 않은 상황인 거예요. 나 자신을 잘 돌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Step 5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이제 감정에서 빠져나오겠습니다. 바닥의 감각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감정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면, 심호흡해 주세요. 숨 쉬고 마음을 진정시킨 후, 준비되면 눈을 뜨세요.


감정 명상 잘하는 방법

1. “진짜 그럴까” 생각해보기
부정적인 감정은 시야를 좁게 만들어요.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휩쓸리기 쉽죠. 그럴 땐 “진짜 그럴까?” 되물어보세요. 예를 들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어’라는 극단적인 마음이 든다면,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한 명도 없을까?’ 하고 말이죠. 한 발짝 떨어져서 상황을 보는 겁니다. 견고하게 쌓아 올린 '부정적 감정의 성'을 내 손으로 무너뜨리는 거죠.

2. 이 감정이 계속될지 생각해보기
지금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지속할지 생각해 보세요. 얼음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머리가 ‘띵’ 아프죠. 하지만 그 아픔은 오래가지 않아요. 모든 고통에 '끝'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면, 부정적 감정을 받아들이기 훨씬 쉬워져요. 예를 들어 이별의 아픔으로 고통스러울 때 이 슬픔이 앞으로 얼마나 계속될지 가늠해 보는 겁니다. 과거의 경험을 비춰봐도 좋고요. 예전의 나는 어땠나요? 시간이 지나고 괜찮아지지 않았나요? 그때의 경험을 믿어보세요.

걸을 땐 그 순간의 감각에 집중해 주세요. 걸으면서 힘든 감정을 곱씹지 않도록 합니다. 일러스트 장효정

3. 걷기 명상 해 보기
감정을 떠올리는 게 너무 힘들다면 잠깐 걸어봅시다. 호흡하며 몸을 움직이면 주의가 환기되거든요. 단, 걸을 땐 걷는 그 순간의 감각에 집중해 주세요. 걸으면서 힘든 감정을 곱씹지 않도록 합니다. 마음이 심란해서 걷는 건데, 그 순간까지도 아픈 순간을 곱씹으면서 스스로 상처 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나를 가장 아껴줘야 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입니다.

감정 명상은, 어떤 감정이든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부정적 감정은 끌어당기는 힘이 세서, 그 속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분노에 휩싸여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우울감에 빠져 상황을 멋대로 해석해버리고 말죠. 그런 행동은 나쁜 결과를 만들고 결국은 스스로를 비난하게 됩니다. 비판 없이 내 감정을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감정을 잘 흘려보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음 챙김 명상을 함께 해봤습니다. 앞으로 나 자신을 힘껏 안아주고 성심성의껏 살펴 주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하게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지치고 힘든 날엔 다시 명상으로 돌아와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평안한 하루하루를, '더 마음'이 언제나 응원합니다.

■ 마음챙김 명상 목차

「 1회 '지금'을 알아차리는 아주 쉬운 방법…몸의 기본 자세
① 명상이 필요한 순간
② 명상할 때, 어떻게 앉아야 할까
③ 기억해야 할 마음의 자세

2회 호흡만 잘해도 '욱'하는 걸 줄일 수 있어요…호흡 명상
① 호흡 명상, 왜 해야할까
② 호흡 명상이 필요한 순간
③ 호흡 바라보는 방법

3회 '칭찬' 집착하는 나, 내 마음의 소리 듣기…소리 명상
① 감각 중 '소리'에 집중하는 이유
② 내 마음의 소리, 왜 들어야 할까
③ 판단하지 않고 소리 듣는 법

4회 힘든 생각 그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생각 명상
① 생각에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② 내 생각의 패턴 찾기
③ 떠오르는 생각 바라보는 법

선희연 기자 sun.he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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