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이 나이는 20대 초반”... 팝업스토어 성수동까지 ‘점령’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3. 12. 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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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바글바글 ‘빵빵이’ 팝업 가보니
500평 행사에 볼거리 꽉 차
삼성전자·SPC삼립 브랜드 협업도
이주용 작가 “빵빵이·옥지 나이는 20대 초반”

“빵빵아! 옥지얌!”

유튜브 구독자 195만명인 애니메이션 채널 ‘빵빵이의 일상’ 영상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유행어다. ‘빵빵이의 일상’은 이주용 작가가 지난 2015년 페이스북에서 웹툰 형식으로 연재를 이어오다 지난해부터 유튜브에 진출한 작품이다. 일상 속 에피소드를 B급 개그로 녹여낸 덕분에 MZ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다. 작품 내 주인공인 빵빵이와 옥지 나이는 몇살일까. 이주용 작가는 매경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에피소드 마다 나이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빵빵이와 옥지 나이는 20대 초반 정도다”라고 밝혔다. 구독자도 빵빵이와 옥지 연령대가 유독 많다. 빵빵이 제작사 더그림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구독자 비율은 18~34세가 가장 높고 남녀 성비도 비슷한 편이다. 이런 빵빵이가 성수동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7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첫 팝업스토어에서 2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번엔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꾸몄다.

‘빵빵이와 끼꼬의 크리스마스’ 팝업스토어 행사장 내 100평 남짓한 굿즈 판매존은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크리스마스 인형 세트, 스노우볼, 멜로디 카드 등은 팝업스토어 현장에서만 구매 가능한 ‘한정판’이다. (조동현 기자)
빵빵이 팝업 가보니

볼거리 꽉 찬 ‘500평’

12월 19일 오후 2시.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D동 ‘빵빵이와 끼꼬의 크리스마스’ 팝업스토어 행사장. 약한 눈발이 날리는 영하권 추위에도 250여명의 방문객이 빽빽이 줄을 서 입장 대기를 하고 있었다. 천안에서 왔다는 20대 대학생 권 모 씨는 “더현대 팝업 때보다 더 많은 굿즈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다. 멀리서 오는 것보다 사전 예약하는 게 더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권 씨 말처럼 지난 12월 1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2주 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의 사전 예약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카카오톡 예약하기를 통해 지난 12월 8일 진행된 1차 사전 예약은 시작과 동시에 서버가 마비됐고, 12월 18일 진행된 2차 사전 예약은 시작 15분 만에 마감됐다는 설명이다. 더그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팝업은 하루 10번, 1시간 단위로 나눠 진행하고 12월 27일 종료 시까지 총 4만여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팝업 방문 나이 제한이 만 15세 이상이라 20·30대 방문객이 대부분 찾아주신다”고 들려줬다.

매장에 들어서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매장 내에는 ‘골목의 전설’ 에피소드에 등장한 ‘로봇 빵빵이’가 자동 또는 수동으로 조작돼 돌아다니며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특히 빵빵이의 최애 장남감인 ‘끼꼬’가 장식된 4m 높이 초대형 트리가 눈길을 끈다. 비정상적으로 큰 무선 이어폰 모양 디스플레이 앞에서 방문객들은 대부분이 발길을 멈춘다. 이어폰에 귀를 대니 “옥지야 통화가 잘 안 들려”라는 빵빵이 음성이 들린다. 자세히 보니 한쪽 벽면에 설치된 작품 내 고양이 캐릭터 ‘뿡빵이’ 크기도 비정상적으로 크다. 유튜브 내 ‘빵빵이와 옥지의 끼꼬랜드’ 에피소드가 팝업스토어 배경으로, 방문객들이 직접 끼꼬가 돼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작아진 빵빵이와 함께 끼꼬랜드를 탐험하는 설정이란다.

500평에 달하는 팝업 공간에는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끼꼬의 과자집을 모티브로 한 포토이즘 부스존에 들어가니 10대의 무인 카메라 부스가 방문객을 맞이해준다. 장당 5000원에 빵빵이와 옥지를 프레임으로 한 스티커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팝업스토어 행사장에는 ‘골목의 전설’ 에피소드에 등장한 ‘로봇 빵빵이’가 자동 또는 수동으로 조작돼 돌아다니며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조동현 기자)
키링에 스노우볼까지

인기 브랜드도 ‘러브콜’

100평 남짓한 굿즈 판매존은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다. 특히 크리스마스 인형 세트, 스노우볼, 멜로디 카드 등은 팝업스토어 현장에서만 구매 가능한 ‘한정판’인 만큼 방문객 관심이 대단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상품은 키링, 무드등, 노트북 파우치 순이다. 지난여름 진행된 팝업 굿즈보다 종류가 한층 더 다양해졌다. 이주용 작가가 직접 디렉팅한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포함한 100여종의 굿즈가 진열돼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온 20대 고 모 씨는 “굿즈에 작가 성향이 많이 드러나서 좋다. 여자 친구와 커플로 휴대폰 케이스, 슬리퍼를 구매해 10만원 정도 지출했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친구와 왔다는 20대 김 모 씨는 “지난 1차 팝업 때 20만원 쓰고, 이번 2차 팝업에서 16만원 정도 구매했는데 2차 팝업에서 품절된 상품이 많아서 아쉽다”고 들려줬다.

인기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이 많은 데서 빵빵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진행한 1차 팝업스토어 이후 많은 브랜드에서 협업 요청이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협업한 갤럭시 Z플립5 전용 플립수트 액세서리, SPC삼립과 협업한 오이 호빵이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는 ‘팝업 속 팝업’ 형태로 빵빵이와 협업한 체험 공간과 소주잔 등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빵빵이의 일상은 해외 IP(지식재산권) 확장에도 시동을 건다. 이미 일본 IP 회사 소니크리에이티브프로덕츠와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부터 일본 현지에서 빵빵이의 일상 캐릭터 비즈니스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소니크리에이티브프로덕츠가 한국 캐릭터와 해당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그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향후 빵빵이가 세계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빵빵이는 나의 분신’ 이주용 작가
“B급 감성 대중화…불편함 적게 할 것”
‘빵빵이의 일상’을 만든 이주용 작가(27)는 인터뷰 기사에 본인 사진 대신 빵빵이 이미지를 게재해달라고 요청했다. “빵빵이가 곧 자신의 분신”이라는 게 이유다. 대신 주인공인 빵빵이와 옥지의 나이가 사실 ‘20대 초반’이라는 비밀(?)을 귀띔해줬다.
더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Q. 빵빵이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A. 어릴 적부터 귀여운 것을 좋아했는데, 단순히 귀여운 것보다는 특이성이 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의 길을 고민할 때도 좋아했던 요소들을 살려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했다. 그래서 특이하고 B급 감성 충만하지만 그사이에서 귀여움을 잃지 않는 ‘빵빵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

Q.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A. 3~4분 되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 저를 포함 총 9명의 팀원이 매달려 기획부터 영상 업로드까지 보통 2주 정도 소요된다. 그림체가 단순해 금방 작업하는 걸로 오해하는 분도 있는데, 오히려 눈동자 하나, 표정 하나에 전체 분위기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쉽지 않다. 작품 에피소드의 영감은 보통 제가 겪는 일을 그대로 재현해내거나 혹은 있었던 일을 90% 정도 과장해 표현한다.

Q. B급 개그 수위가 너무 세다는 지적도 있다.

A. 독자들이 ‘빵빵이의 일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즐거움과 웃음은 특이한 캐릭터와 B급 감성의 유머에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부분은 되도록 유지하려 한다. 단,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인 만큼, 시청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최대한 적게 드리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Q.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빵빵이의 일상을 사랑해주는 모든 분과 팝업스토어를 방문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항상 배우고 도전하며 살고 싶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팬들의 응원은 항상 도전의 원동력이 된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 팬도 많이 생기는 걸 체감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 국내 팬의 사랑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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