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1박 2일 축제합시다" 선생님이 외친 이유

김용만 2023. 12. 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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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김해금곡고 금빛 축제 이야기

[김용만 기자]

12월은 축제의 달입니다. 많은 학교에서 축제를 합니다. 학교마다 축제 형태는 비슷합니다. 부스 운영과 공연을 주로 합니다. 김해금곡고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금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 제4회 금빛축제를 소개합니다.
 제4회 김해금곡고 금빛 축제
ⓒ 김해금곡고학생회
 
김해 금곡고 신 학생회는 이번 축제를 한 달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축제준비위원회를 꾸려 부스팀, 공연팀, 체육행사팀, 시상식팀, 아나바다팀으로 나누어 기획, 준비, 진행했습니다.
학생회는 각 팀마다 인적 자원, 물품이 필요하면 정리하여 담당 선생님께 제출했고 선생님들께선 최대한 학생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축제는 오롯이 학생들의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학생회 아이들은 분주했습니다. 축제 시작 하루 전, 학교는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늦은 밤까지 학생들은 학교를 꾸미고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축제가 기다려졌습니다.
 
 회의 중인 학생회
ⓒ 김용만
드디어 축제 당일인 12월 21일이 되었습니다. 첫 행사는 야외스포츠였습니다. 그런데 오전 기온이 –5도였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스포츠를 한다는 것이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설마?'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축구하자고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은 축구화를 준비는 해 오셨지만, 걱정이 되었던 건 사실입니다.
9시가 되니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였습니다. 다 같이 몸을 풀고 피구를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먹거리가 준비되었습니다. 한쪽에선 선생님께서 붕어빵을 구우시고 학부모님들은 어묵, 떡볶이, 파전 등을 준비하셨습니다. 운동장에는 아이들의 신나는 목소리가 울렸고 학교 내에는 음식 준비하시는 부모님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선생님들은 이쪽저쪽 왔다 갔다하시며 응원하랴 음식 배달하시느라 바빴습니다. 모두가 즐거웠습니다.
 
 피구 중인 학생들
ⓒ 김용만
 
피구가 끝난 후, 남학생들은 선생님들과 어울려 영하 축구를 했습니다. 7대 4로 우리팀이 이겼습니다. 하하하.

점심을 먹고 오후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한 학년 15명, 전교생 45명의 작은 학교입니다. 2023년 12월 현재 전교생은 40명입니다. 보통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적지만 부스는 총 15개가 운영되었습니다. A부스는 아나바다, 포토, 페이스 페인팅, 특수분장, B부스는 사격, 축구, VR게임, 마리오 카트(e-스포츠), 리듬게임, 그리고 상시 운영 부스는 쿠키, 카페, 붕어빵, 분식, 사진전시, 타로였습니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많은 부스를 한 번에 운영하면 체험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학생회에서 A, B로 나누어 운영했습니다. 부스 활동에 참여하면 도장을 받았고 도장 수가 많은 학생 3명은 경품을 주었고 7개 이상인 학생들은 경품추첨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적극적인 부스체험을 유도하기 위한 학생회의 꼼꼼한 준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스 활동 중인 학생들
ⓒ 김용만
 
부스가 끝나고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2학년 전체 트렘폴린, 1학년 남학생들의 뉴진스 노래 공연, 2~3학년 선배들의 개그 댄스, 3학년 랩, 1학년 여학생들의 NCT 노래 공연, 박명수, 마동석, 차은우 합동 공연, 1학년 중창, 학부모님들 특별 공연, 마지막 금곡 밴드 공연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공연은 웃음과 감동,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전교생, 학부모님들, 선생님들이 함께 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금빛 축제 공연
ⓒ 김용만
공연이 끝난 제1회 금곡 어워즈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2023 금곡 어워즈
ⓒ 김용만
 
축제 날 전교생, 선생님, 학부모님께서 투표하셨고 시상을 한 특별한 순서였습니다. 시상 분야는 선생님부분, 합동부분, 모범상부분, 4차원부분, 총 4개 분야였습니다.

선생님 부분상은
-수면유도상(학생들을 꿈나라로 가장 잘 보낸 선생님)
-애스승상(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선생님)

합동부분상은
-웃상(가장 잘 웃는 학생, 선생님)
-웃상(가장 웃긴 학생, 선생님)
-웃상(가장 특이한 웃음소리를 가진 학생, 선생님)
-베스트 듀오 상(가장 궁합이 좋았던 학생 2명과 선생님 2명)

모범상부분은
-브금상(평소에 노래를 많이 부른 학생)
-책상(가장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 학생)
-아이깨끗해상(학교 생활을 깨끗한 모습으로 임한 학생)
-발롱도르상(올해 김해금곡고에서 축구 실력이 가장 뛰어났던 학생)

4차원부분상은
-외상(무엇이든 많이 빌린 학생)
-상상그이상(올해 동안 가장 신박한 모습을 보여준 학생)
-강아지상(올해 가장 헛소리를 많이 한 학생)
-왠지이상(첫인상과 가장 다른 사람)
-사오정상(모국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못 알아듣는 학생)

각 상이 소개되고 시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큰 박수와 웃음소리가 터졌습니다. 상을 준비한 이도, 받는 이도, 구경하는 이도 모두 즐거웠습니다.
 학생회장의 축제 설명을 듣는 학생들
ⓒ 김용만
 
12월 22일 현재 축제는 끝났습니다. 오전에 전교생이 학교 정리를 했습니다. 금빛 축제를 준비한 학생회 회장, 부회장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회장 학생의 말입니다. "축제의 큰 방향은 연말 정리였고 신나게 준비했어요. 축제 준비할 때 많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같이 도와줄 때 뭉클했고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우리 학교 축제는 모두가 주목받을 수 있는 축제가 되면 좋겠어요. 소수를 위한 축제가 아닌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축제가 되면 좋겠어요."

2학년 부회장 학생의 말입니다. "한 달 전부터 축제준비위원회를 꾸려 준비했습니다. 바쁜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특히 아나바다 활동으로 30만 원 정도 수익이 생겼어요. 이 돈을 값지게 쓰고 싶어요. 학생회에서 논의하여 우리 학교 이름으로 김해 인근에 있는 학생 관련 복지 시설에 기부하려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우리의 정성이 모인 돈이잖아요. 사회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1학년 부회장 학생의 말입니다. "중학교 땐 학예회를 했었습니다. 그땐 공연 위주였어요. 물론 재미는 있었지만 금곡고 축제는 달랐어요. 공연뿐 아니라 부스 운영하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이번 축제 때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사회자, 공연, 부스 운영 등을 했어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했던 일이라 보람있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부스 운영 때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축구 부스를 운영했는데 다른 부스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실외에서 했어요. 영하의 기온이다 보니 손님이 5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위치 선정을 잘해서 더 많은 손님을 모시고 싶어요."

학생들이 주인공인 축제였지만 보이지 않게 많은 어른들이 힘을 보탰습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들께서 따뜻한 시선과 활동으로 든든히 지원하셨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학생회에선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학생들은 학생회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았습니다. 부스 참여도 신났고 공연 관람은 즐거웠으며 시상식은 유쾌했습니다. "내년에는 1박 2일로 합시다!!!"라고 외친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밴드 공연
ⓒ 김용만
학생들의 정성과 열정이 모여 글로벌한 축제를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아쉬움보단 후련함이 남은 멋진 축제였습니다. 학생들 표정을 보면 학교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축제 준비 때부터 진행,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은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학교 축제는 연례행사가 아닌 정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김해금곡고 축제는 그랬습니다. 전교생 40여 명의 작은 학교지만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학교, 이곳은 김해금곡고등학교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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