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 사망에 충격받은 일본...총포관리법 강화 나서
지난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총격 사망 사건을 겪은 일본이 수제총이나 사냥총의 악용 방지를 위해 총도법(총포도검류 소지 등 단속법) 강화에 나선다. 인터넷에 수제총 제작법 등을 올리는 행위도 경우에 따라 처벌할 수 있게 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내년 국회 제출을 목표로 총도법의 벌칙과 규제를 강화한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숨진 데에 이어 지난 5월엔 나가노(長野)현 나카노(中野)시에서 총기 난사로 경찰 등 4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범인은 사냥용으로 허가 받은 엽총, 공기총 등 총 4정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아베 전 총리 사건에 사용됐던 수제총에 대한 대응 강화다. 당시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는 온라인으로 부품을 구입해 동영상 제작법 등을 보며 총을 직접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현행 총도법은 공공장소 등에서의 발사죄(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를 적용하려면 사용된 총이 이 법에서 규정한 권총 등의 유형에 해당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수제총은 모양이나 제조 방법에 따라 이 유형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당시 야마가미의 집에서 발견된 수제총 7정 중 하나는 총도법에서 규정하는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유형이었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서는 발사죄를 적용할 수 있는 총기의 종류에 권총뿐 아니라 사냥총이나 공기총, 금속성 탄알이나 가스 등을 쓸 수 있는 장약총포 등을 추가한다. 이런 종류의 총도 사람을 살상할 목적으로 소지하면 권총과 마찬가지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부과할 수 있다.
인터넷에 총 만드는 방법을 올리는 경우에도 총기류의 불법 소지를 부추기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기 위해 우선 사이버 순찰을 강화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제작자 측에 삭제를 의뢰하는 방식이다.
소지가 허가된 사냥총에 대한 대책도 강화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내 허가된 사냥총은 총 15만728점이다. 사냥총의 경우 본래 용도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고 방지 등을 위해 보유자가 스스로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소지 허가의 취소 요건이 되는 미사용 기간이 '3년 이상'이지만 이를 '2년 이상'으로 단축한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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