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에서 ‘몸값’ 치솟는 브랜드로 [연예계, 헤메 아티스트와 동상이몽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손을 흔드는 연예인의 뒤편에는 그들의 비주얼을 한층 더 빛나게 만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헤어 디자이너가 있다. 그야말로 ‘금손’ 같은 존재들이다. 연예인 있는 곳에 언제나 그들이 있으며 연예인의 외모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준다. 즉 연예인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역할이다.
현재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메이크업 및 헤어 아티스트의 업무와 역할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헤어 디자이너는 배움이 짧은 기술 직종이라는 편견이 자리했고, 체계적인 교육 기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이에 따른 자격 및 인정 부재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이들의 전문성과 기여가 충분히 인식되지 않아 인건비가 적게 책정되는 등 처우가 낮았다.
국내 대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은 지난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했을 당시 "20대 때 프리랜서 시절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로 활동한 이승연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다. 그런데 드라마가 끝난 후 이승연 언니 회사에서 잘렸다. 언니는 톱스타고 예쁘게 꾸며줄 수 있는 인물들이 주변에 많이 포진돼 있었고 후원 하는 미용실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라며 소모품으로 여겨지던 과거를 털어놓기도 했다.
과거 미용실에서는 연예인을 내세워 홍보하기 위해 무료로 협찬하고 하고 적은 가격에 헤어, 메이크업을 서비스했다. 1999년 당시 정샘물의 월급은 30만 원이었다.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인식 변화와 교육 확대, 정규화된 근로환경 조성돼 현재 노력만 한다면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수익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는 앞서 언급한 K-뷰티 부흥기가 중요한 배경이 됐다. 드라마와 영화, 무대 위에서 매번 아름다운 얼굴로 전 세계인들을 만나고 있는 연예인들의 비주얼에 한국 화장품은 물론 메이크업 기술까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유튜브 시대가 오면서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수지 메이크업', '아이유 메이크업', '뉴진스 헤어 꿀팁' 등 인기 있는 연예인들의 실제 메이크업 기술과 제품들의 정보 제공을 공유하는 등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동시에 이를 운영하는 현직 헤어 및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손길을 원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한 청담동 헤어 메이크업 샵 A 원장은 "과거에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수당이 책정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일당보다 연예인이 수고한다고 챙겨주는 금액이 더 많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인식도 지금부터 훨씬 좋지 않아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얕잡아 보는 시선이 보통이었다. 말 그대로 '을' 중의 '을'이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뷰티 산업이 커지고 중요해지면서 가치나 위치가 많이 올라갔다.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헤어 디자이너에 대한 편견이 다 걷혔다고는 볼 수 없다.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거나 자신의 기분이 상했다고 막 대하는 연예인, 관계자들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자신만의 기술을 가진 게 곧 경쟁력이 되고 혼자서도 어렵지 않게 SNS를 통해 홍보를 할 수 있어 개인이 곧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시대라 현재와 미래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직군"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명세가 있거나, 원장급의 스태프들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샵이나 프리랜서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고, 연예인이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스태프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배우 매니지먼트 A 실장은 "예전엔 하루 출장 비용이 10만 원인데 현재는 30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데 요즘은 기본 인건비에 이름값이 보태지면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급상승했다. 지불한 만큼 값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스태프들도 부지기수라 비용 부담이 부담스러워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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