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신발 플렉스” 인증에 쏟아진 찬사 [아살세]

권남영 2023. 12. 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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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을 한번에 써버린다는 뜻의 '플렉스'가 한때 유행했죠.

기독교인이라는 부부는 "아이들에게 선물하려고 모은 돈이 종교적인 의미로 저희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년 전 글에선 "제 옷 살 때는 한번도 써본 적 없는 큰돈이지만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생각하니 제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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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 운영 부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보육원 기부
A씨 부부가 올해 보육원 기부를 위해 준비한 신발 등 물품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큰돈을 한번에 써버린다는 뜻의 ‘플렉스’가 한때 유행했죠. 사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기도 합니다만, 이들 부부에게는 예외입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는군요.

예체능 입시학원을 운영한다는 A씨와 아내는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해 크리스마스 플렉스는 신발로 질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들 부부는 수년 전 지역 보육원과 처음 인연을 맺고 지난해부터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기부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오리털 패딩 수십 벌을 선물했는데요. 올해 기부 물품은 ‘신발’로 정했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이 신발 한두 켤레로 사계절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싶었다는 게 A씨의 말입니다.

A씨는 “보육원에 생활하는 각 학년 아이들의 성별과 사이즈를 물어 아내와 신발 매장으로 갔다”며 “물론 아웃렛이나 인터넷에서 좀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건 알지만 유행 지난 구형에 누군가가 시착해 봤거나 품질 불량인 제품이 있을지 모르니 무리하더라도 정식 매장 상품이 좋을 거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유명 브랜드 신발 수십 켤레가 상자째 쌓여 있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과·귤 등 과일과 과자, 컵라면 등도 잔뜩 준비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비타민이 부족할 거 같아서 달아보이는 과일과 간식도 함께 구입해서 조용히 전달하고 왔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사실 저희 부부가 부자는 아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아직 자가도 없고 열심히 빚 갚으면서 저축 조금씩 하고 있다. 쇼핑이라고는 아웃렛에서 50% 이상 할인하는 거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소시민일 뿐”이라고요.

A씨 부부가 지난해 보육원 기부를 위해 준비한 패딩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그는 “물론 보육원 아이들에게 선물할 돈을 저희가 사용하면 저축도 많이 하고 아내가 한번도 못 가본 해외여행도 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희가 가진 가치 기준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하는 게 훨씬 보람되고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기독교인이라는 부부는 “아이들에게 선물하려고 모은 돈이 종교적인 의미로 저희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부는 연말 기부를 위해 1년 내내 차곡차곡 저축한다고 합니다.

댓글 창에는 네티즌들의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웠는데 따뜻한 글 고맙다” “복 많이 받으시라” “정말 멋지시다” “천사가 가까이에 계셨다” “님이 진정한 부자이시다. 그 마음이 부럽다” “누구나 생각은 쉽지만 행동하긴 어려운데 따뜻한 마음이 존경스럽다” 등의 댓글이 300여개나 달렸습니다.

부부는 지난해에도 패딩 기부 소식을 알려 박수를 받았는데요. 1년 전 글에선 “제 옷 살 때는 한번도 써본 적 없는 큰돈이지만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생각하니 제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고 했습니다. 한파를 녹일 정도로 따뜻한 부부의 선한 마음이 적잖은 감동을 줍니다.

나눔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도 누군가의 산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나누고 온기가 번져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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