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2집 앨범 'POWER ANDRE 99'를 발표한 밴드 실리카겔과의 만남!

2023. 12. 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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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카겔의 음, 실리카겔의 언어 그 모든 건 실리카겔이 되어.
(왼쪽부터, 김건재)코트, 이너 톱 모두 가격미정 페라가모. (김춘추)재킷 가격미정 세퍼 by 미스터포터. 셔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 본인 소장품.

Q : 축하부터 해야겠네요. 2023 MMA에서 ‘베스트 뮤직 스타일상’을 수상했어요. 못다 한 소감이 있다면 덧붙여주세요.

A : 김한주(이하 ‘한주’) 상 이름처럼 음악이 하나의 스타일로 형성되려면 저희만의 노력으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와 늘 함께하는 회사 스태프분들, 협업하는 작가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가능했어요. 올해는 저희가 수상했지만, 저희를 포함해 한국 대중음악 신에 종사하는 모든 스태프분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A : 최웅희(이하 ‘웅희’) 저희가 여기에 오기까지 도움을 많이 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마침 음악이 나오면서 끊겨버렸어요. 그 마음을 여기서나마 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Q : 웅희 씨의 “영원히 열심히 해보겠다”는 수상 소감이 굉장히 회자되고 있던데.

A : 웅희 상을 받아 벅차오르고 하니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쉽게 영원을 약속하는 건 위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했습니다.(일동 웃음) 2024년에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왼쪽부터, 김한주)재킷 1백86만2천원, 팬츠 99만6천원 모두 지용킴. 반지,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웅희)재킷 57만9천원, 팬츠 42만9천원 모두 아더에러. 안경 26만원 젠틀몬스터.

Q : 정규 2집 앨범이 발매되기 한 달도 전에, 단독 콘서트 ‘POWER ANDRE 99’에서 전 트랙을 시원하게 공개했어요.

A : 김춘추(이하 ‘춘추’) 준비 단계부터 이번 단독 공연은 새 앨범을 들려드리는 쇼케이스의 역할이 됐으면 하는 목적이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앨범을 더 잘 느끼실 수 있을지 그 방법을 고민하다 트랙 리스트 순서대로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이 앨범의 느낌을 현장에서 그대로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A : 한주 제일 걱정했던 건 아무래도 콘서트 첫날 처음으로 이 음악을 공개하는 순간이었어요. 걱정이 무색할 만큼 저희가 1번 트랙을 연주할 때부터 이미 이 음악을 알고 계시는 분들처럼 반응해주셨죠. 기타 연주가 고조되는 구간에선 감탄의 표현도 해주시고요.

A : 김건재(이하 ‘건재’) 그래서 그런지 이전 공연들과는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요. 다음번에도 규모가 있는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잘하고 싶어요.

셔츠 1백41만원 오프화이트. 팬츠 가격미정 마르니. 안경 27만9천원 젠틀몬스터.

Q : 콘서트를 다녀온 관객들은 실리카겔의 세계관이기도 한 머신 보이의 이름이 파워 앙드레 99가 아닐까 추측했어요. 이번 앨범은 베일에 싸여 있던 머신 보이의 정체가 드러나는 챕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A : 한주 파워 앙드레 99가 머신 보이의 이름이라고 생각한 건 맞아요. 하지만 저희가 작업하는 방식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설정해놓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조합하며 놀 수 있는 단서들을 흩뿌리는 거예요. 예컨대 지금 웅희가 만들고 있는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이 파워 앙드레 99인지, 미지의 존재일지는 모르는 거죠. 추측과 유희를 오가며 즐겨주셨으면 해요.

A : 건재 저희는 뭐든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고 작업하는 편이에요. 그런 거 치고 이번엔 많은 단서를 드리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웃음)

A : 웅희 영상에도 여러 수록곡의 부분 부분들을 담으려고 했어요. 아마 보시면 느끼실 거예요.

재킷, 이너 톱, 스커트 모두 가격미정 릭오웬스. 슈즈 가격미정 뉴인.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 본인 소장품.

Q : ‘Ryudejakeiru’, ‘APEX’ 더블 타이틀이에요. 상반된 무드의 곡인데, 이 두 곡이 타이틀곡이 돼야 했던 이유는 뭐였나요?

A : 한주 타이틀곡 회의를 할 때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곡이었어요. ‘Ryudejakeiru’는 저희가 해왔던 사운드에 살짝 다른 멜로디를 입혀 누구나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고, ‘APEX’는 저희가 새롭게 시도해보는 질감의 사운드를 지닌 곡이죠. 한 곡만 보여주기엔 아까웠어요.

A : 춘추 두 곡은 거의 픽스였고, 오히려 타이틀로 세 곡을 정하냐, 네 곡을 정하냐 고민했던 것 같아요.

Q : 타이틀곡은 앨범 앞단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각각 13번, 14번 트랙인 것도 흥미로워요. EP, 싱글 앨범으로 발표했던 기존의 곡이 사이사이 자리하고 있고요. 구성에 의도한 점이 있나요?

A : 건재 모든 곡의 트랙 순서를 먼저 정한 뒤 타이틀곡을 정했어요. 두 곡의 타이틀이 연달아 위치하게 된 건 전혀 의도한 게 아니었죠.

A : 춘추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게 연초부터 생각했던 계획이었어요. 〈Mercurial〉 〈Machine Boy〉 〈Tik Tak Tok〉 각각의 싱글과 EP를 2023년에 발매한 것도 ‘머신 보이’라는 저희의 세계관을 곳곳에 묻어두기 위함이었고요. 기존 곡과 새로 발표하는 곡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배치가 중요했던 것도 그 때문이죠.

재킷, 셔츠, 팬츠 모두 가격미정 겐조.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NO PAIN〉을 기점으로 이전보다 가사에 의미를 담게 됐다고요. 이번 앨범에서 가사를 통해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나요?

A : 한주 돌아보면 ‘NO PAIN’은 가사에 유독 의미가 많이 부여된 곡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가사에 의미를 담기보단 ‘파워 앙드레 99’라는 가상의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지를 고심했어요. 파워 앙드레 99가 부팅되는 모습이나, 중간에 위기를 겪으며 점점 정점을 향해가는 듯한 이미지를 연상하며 가사를 썼어요.

Q : 1번부터 18번 트랙까지 차례로 듣고 나니 역시 실리카겔을 그저 밴드라고 칭하는 건 한정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음악의 팔레트는 다양하다고 느껴지죠. 스스로 체감하는 바가 있나요?

A : 한주 작사와 편곡을 하는 입장에선 실리카겔의 정체성을 말씀하신 것처럼 한 가지로 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다만 한 가지 정체성을 시즌제로 운영해보는 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예전엔 불규칙한 사운드가 주가 된 음악을 했던 것 같은데 ‘머신 보이’가 전개되는 지금은 좀 더 기계적인 느낌이 들죠. 실리카겔의 다음 앨범은 신스팝이 될 수도, 베이식한 록 음악이 될 수도 있겠죠. ‘앨범 뮤지션’이라는 걸 의식하면서 앨범별로 다양한 콘셉트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했던 많은 뮤지션이 걸어온 길이기도 했고요.

A : 웅희 동의해요. 최소한의 ‘우리스러움’만 가지고 하나씩 바꿔가며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이번엔 이걸 바꿔보자’ 한 적은 없어요. 자연스럽게, 조금씩 변화해온 게 결국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NO PAIN’을 발표하고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제 대중성을 좀 가미하셨군요?”라고요. 근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NO PAIN’을 발표하기 전에도 후에도 우리는 늘 우리다웠어요.

데님 재킷, 이너 톱, 데님 팬츠,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그게 결국 실리카겔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실리카겔의 음악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구성과 스타일의 곡이라 낯섦을 느끼다가도, 그 낯섦이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만드는 요소가 되죠. 이건 아마 저만의 감상은 아닐 거예요.

A : 춘추 저희가 연주한 모든 곡을 보면 작업할 때마다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게 아쉬웠는지 드러나요. 하지만 좋고 아쉽고를 떠나 저희가 발표한 모든 곡은 그 순간 각자 느꼈던 심상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완벽한 앨범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최선을 다해 쏟아내고 그것을 계속해서 다듬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이다음은 뭐가 될지 저희도 궁금하고 기대돼요.

Q : 팀을 결성한 지 10년이에요. 또 다른 10년을 시작하는 지금, 어떤 모습을 그리나요?

A : 한주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요?

A : 춘추 그럼 그때 20주년 기념으로 〈코스모폴리탄〉 인터뷰를 하면 되겠네요.(웃음)

A : 웅희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미래예요. 왜냐하면 10년 전의 저희는 지금의 이런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막연히 그리는 소망을 얘기하자면, 다들 건강하고 머리숱도 풍성하고, 혹시나 지금보다 상황이 좋지 않아도 밥은 먹고 다닐 만큼 버는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A : 건재 맞아요. 아니 정말, 그때 이 세상에 없는 멤버가 있을 수도 있어! 그럼 전 액자로라도 참여하겠습니다.(일동 웃음)

A : 한주 근데 건재 형과 비슷한 생각이 드는 게, 전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는 걸 좋아하는데 왠지 10년 뒤의 미래는 잘 떠오르지 않아요. 10년 뒤 진짜 우리가 어떻게 돼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A : 건재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왼쪽부터, 최웅희)카디건 1백56만원 모스키노. 이너 톱,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 본인 소장품. (김건재)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한주)셔츠 1백35만원, 팬츠 가격미정 모두 페라가모. (김춘추)코트 6백82만4천원 메종 마르지엘라.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 본인 소장품.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저희는 실리카겔의 20주년 화보를 준비하고 있을게요.(웃음) 그나저나, 이건 물어봐야겠어요. 실감하나요? ‘실리카겔 붐이 왔다’는 걸!

A : 건재 그 말은 익히 들어오긴 했는데, 실제로 그런지 안 그런지는 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A : 웅희 그렇죠. 저희는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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