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이준석, 복수와 분노의 정치... 군만두는 누구 차지?
[슬로우뉴스 기자]
▲ 영화 [올드보이] (2003, 박찬욱) 중에서. |
ⓒ 에그필름/쇼이스트 |
1. 한동훈 비대위의 두 가지 메시지
2. 구원 투수? 아니면 패전 처리 투수?
3. "나를 밟고 가라 해야 한다"
4.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이다"
5. 강제동원 2차 소송도 손배 인정
6. "출마 자격 없다"는데 트럼프에 오히려 호재?
7. 대선 때만 같아라?
8. 은행 팔 비틀어 돈 푼다
9. 도로 열선 100m에 1억 원
10. 총선 앞두고 간병비 지원, 재원 마련은 어떻게?
11. 간병 지옥, 외국인으로 요양보호사 채운다
12. 월 50만 원 육아 기본수당 효과 봤나
13. 은둔 청년,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
14. 서울 1인당 GDP는 이미 4만 달러
15. 테무의 가격 경쟁력은 소수 민족 착취
16. 유커(游客; 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왔는데, 그 유커가 아니다
17. RE100 맞추러 기업들 빠져나가는데
18. 최장수 관료가 이상민과 김현숙이라니
19. 누가 군만두만 먹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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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의 두 가지 메시지
- 최혜정(한겨레 논설위원)은 "집권 여당보다 지지율이 낮은 인기 없는 대통령이 자신의 얼굴로 총선을 치러 승리할 방도를 찾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대통령이 비상 상황을 만들었는데 대통령의 최측근이 비상대책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순리에 맞지는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 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3년 전국 출입국기관장 회의 당시 모습. 2023. 12. 14.정부과천청사 국제회의실. |
ⓒ 법무부 제공. 갈무리. |
구원 투수? 아니면 패전 처리 투수?
- 수직적 당정 관계가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 윤석열(대통령)의 황태자라고 불리던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왔다.
- 오늘 아침 주요 신문의 1면은 한동훈 사진으로 깔렸다.
-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가뜩이나 '검찰 공화국' 비판이 큰데도 여당 비대위원장까지 검사 출신이 맡는 것은 민심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반성하고 변하겠다'던 윤석열의 약속이고, 여당이 원했던 혁신의 끝인지 묻게 된다"는 이야기다.
"나를 밟고 가라 해야 한다"
- 이기홍(동아일보 대기자)이 윤석열에게 던지는 제안이다. "대통령이 바뀌고 당정관계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와야 정권도 살고 한동훈도 산다"는 이야기다.
- "한동훈 비대위가 좌파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동훈이 김건희 특검 앞에서 머뭇거릴 경우 참혹한 결과를 맞게 될 거라는 이야기다.
- "김건희 문제를 못 풀면 윤석열 정권은 임기 내내 목줄 끌려다니듯 시달리게 된다. 꼼수로는 극복할 수 없다."
- 한동훈이 특검을 조건부로 수용할 수 있다고 한 걸 두고 윤석열이 불쾌해 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기홍은 총선 이후로 특검을 미루더라도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열을 설득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는 이야기다.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이다"
- 한동훈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한 말이다.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했다.
- 그만큼 위기 상황으로 본다는 의미다.
-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국민의힘이 하는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이 하는 정책은 약속일 뿐이다, 그건 큰 차이"라고 답변했다.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지만 대통령실과 단절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쟁점과 현안]
강제동원 2차 소송도 손배 인정
- 미쓰비시 등은 소멸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1차 소송이 끝나기 전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유가 있었다며 시효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 한국 정부는 여전히 3자 변제로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가 물어야 할 배상금을 한국 정부가 배상하겠다며 재단을 만들었지만 아직 일본의 사과나 참여가 없는 상태다.
-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가 이런 말을 했다. "한국 정부는 원고 승소가 확정될 경우 판결금 및 지연이자에 대해 한국 재단이 지급할 예정이라는 취지로 표명해 왔다. 그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 강제동원 피해자 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위자료다. |
ⓒ CC0 |
"출마 자격 없다"는데 트럼프에 오히려 호재?
- 일단 연방 대법원 최종 판결 때까지 효력이 없고 당장 콜로라도주 공화당 경선은 내년 3월인데 그때까지 결론이 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 트럼프의 지지율도 큰 변화가 없다. 데이비드 액설로드(전 백악관 선임보좌관)는 "트럼프에게 제기된 모든 법적 도전은 공화당 경선에서 그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 웬만한 정치인이라면 한방에 퇴출될 일에도 끄떡 없는 도널드 트럼프 |
ⓒ Duncan Hull, CC BY |
[더 깊게 읽기]
대선 때만 같아라?
- 여전히 국민의힘의 참패에 힘이 실리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정부 여당을 지원해야 한다"가 43%, "견제해야 한다"가 4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전의 여지가 있다는 게 조선일보의 분석이다.
- 한규섭(서울대 교수)은 "현재로서는 지난 21대 총선과 20대 대선 사이 어디에선가 내년 총선 결과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스윙 지역구의 승패는 현 정부에 대한 평가, 공천 과정에서 보여주는 낮은 자세, 공천받은 후보자의 경쟁력, 지역구를 위한 주요 정책 제안 같은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선거 결과로 추정한 지역구 의석 수. |
ⓒ 슬로우뉴스(이정환) |
[다르게 읽기]
은행 팔 비틀어 돈 푼다
- 형평성 논란도 있다. 소득 수준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고소득 자영업자도 혜택을 받는데 정작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취약한 자영업자들은 대상이 안 된다.
- 주주환원 정책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주주들에게 갈 이익을 이런 식으로 돌려주는 게 맞느냐는 이야기다. 이복현(금융위원장)이"고객을 어렵게 하고 고객을 자꾸 이탈시키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중·장기 주주 이익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은 '헌납 강요'라는 표현을 썼다. 관치 금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은행은 기준금리와 정부 정책에 따라 영업 활동을 제약받는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고, 위기에 처하면 공적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공공재이므로, 흑자가 났다고 지나친 성과급 파티를 벌이거나 하는 도덕적 해이는 방지해야 마땅하다"면서도 "이번처럼 정부가 은행 팔을 비틀어 특정 개인들에게 현금을 나눠 주게 하는 건 공정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 이복현(금융감독원장). 23개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 모습. 2023.11.29. |
ⓒ 금융감독원 제공. |
[해법과 대안]
도로 열선 100m에 1억 원
- 문제는 비용. 서울시에 66km 길이로 설치돼 있는데 강남구가 34억 원을 썼다.
▲ 강남구 도로열선 설치 모습 . 2022. 11. 29. |
ⓒ 강남구 제공. |
총선 앞두고 간병비 지원, 재원 마련은 어떻게?
- 간병인을 쓰면 일당이 하루 11만~16만 원 나온다. 월급 전부를 어머니 간병비로 쓴다는 사례도 있었다. 1년에 10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 윤석열이 "간병 부담은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간병비 대책이 나왔다.
- 첫째, 간호·간병 통합 병동 이용자를 지난해 198만 명에서 2027년 400만 명까지 늘린다. 통합 병동은 건보 적용이 되기 때문에 2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
- 둘째, 중증 수술·치매 등을 전담하는 중증 환자 병실도 늘리기로 했다. 일반 병동은 간호사 한 명이 환자 7~10명을 보는데 중증 병실은 4명을 본다.
- 셋째, 요양병원에 간병비를 지원한다. 혼수상태나 사지마비 등 심각한 환자들부터 지원한다.
- 문제는 예산이다.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보를 적용하면 연간 15조 원이 든다. 건보 재정도 2028년이면 소진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고 요양 병원 간병비에 건보를 적용하면 '불필요한 경증 환자의 입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간병 지옥, 외국인으로 요양보호사 채운다
-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격증 취득자는 252만 명인데 이 가운데 50만 명이 활동한다. 2027년이면 10만 명 정도가 부족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정부가 요양인력 확보를 위해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D-10 비자 소유자)에게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D-10 비자 소유자는 1만여 명, 이 가운데 3000명 정도가 관심을 보일 거라는 이야기다. D-10 보유자가 취업을 하면 E-7 비자로 바뀐다. 2년 이상 거주하면 영주권과 거주권 비자를 취득하는데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월 50만 원 육아 기본수당 효과 봤나
- 강원도는 2019년부터 월 50만 원의 육아 수당을 지급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더하면 월 100만 원 가까이 된다.
▲ [2023년 육아 기본수당사업 지침], 강원특별자치도청. 중에서 |
ⓒ 강원특별자치도청 |
은둔 청년,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
- 고립·은둔 청년이 54만 명으로 늘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67만 명인데 인구를 감안하면 한국이 훨씬 높은 비율이다. 오오쿠사 미노루(씨즈 팀장)은 "능력주의와 강박감은 비슷하지만 한국이 경쟁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
- 부모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눈길을 끈다. 부모에게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는 10%가 안 된다. 부모가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경우가 많다 "이른바 '옳음 중독(正義中毒)'이 자녀에게도 간다"는 이야기다. 부모들도 상담을 받아야 한다. 부모가 "사실은 나도 힘들었다"고 말하면 변화가 시작된다.
- "은둔은 취향이 아니다. 사회가 나한테 보내는 시선이 공격적이라 사람을 피하는 거다. 선택도 아니다. '원래 사람을 싫어하니 그냥 놔두자'라는 생각은 매우 잘못됐다." [오늘의 TMI]
서울 1인당 GDP는 이미 4만 달러
- 정확히는 GDP(국내총생산)가 아니라 GRDP(지역내총생산)다. 472조 원으로 한국의 23%를 차지한다.
- 서울시의 1인당 GRDP는 4968만 원. 환율 1145원으로 계산하면 4만3404달러가 된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21년 기준으로 3만5128달러다.
테무의 가격 경쟁력은 소수 민족 착취
- 월 평균 354만 명이 이용하는 중국의 쇼핑 앱이다.
- BBC는 테무가 제시하는 낮은 가격이 노예 노동 때문에 가능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시아 키언스(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소비자들이 본의 아니게 위구르족 대량학살에 기여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좀 더 면밀히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커(游客; 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왔는데, 그 유커가 아니다
- 올해 10월 한 달 동안 22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2배 늘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를 보면 올해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40세 이하가 68%나 됐다. 2019년에는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쓴 신용카드 결제 금액 가운데 63%가 면세점 매출이었는데 올해는 36%로 줄었다. 온라인으로 뭐든 살 수 있는 세대라 현지 쇼핑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 뉴욕과 런던, 홍콩에서도 쇼핑을 줄이는 추세다. 뻔하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뜨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제 해변에서 사진을 찍고 도심으로 산책하러 가는 여행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RE100 맞추러 기업들 빠져나가는데
- KOTRA에 따르면 BMW와 볼보 등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 부품회사에 RE100 이행을 요청하면서 계약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부품 공급업자들에게 적용되는 스코프3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아예 스코프3에서도 RE100을 선언했다.
-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9%가 채 안 된다. OECD 평균인 32%다. 태양광 발전이 이미 원자력 발전 규모를 넘어섰는데 '시장 참여 태양광' 비중은 28% 밖에 안 된다.
- 박상인(서울대 교수)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분산형 전력망을 이용하기 쉬운 남해안에 'RE100 클러스터'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인이 아니라, 남해안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전 세계 기업의 RE100 참여 현황. 2021년 7월 19일 기준. |
ⓒ 한국RE100협의체 제공. |
최장수 관료가 이상민과 김현숙이라니
-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여당을 장악했다. 전임자들은 권력 지도를 새로 그리는 과정에서 민의를 수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내세웠는데 윤석열의 가치는 뭐냐는 이야기다.
▲ 2023년 7월 27일 업무에 복귀한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이 오후 충남 청양군 집중호우 피해지역에 방문해 피해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 행안부 제공. |
누가 군만두만 먹게 될까
- 이용욱(경향신문 정치에디터)은 윤석열이 이제서야 국정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보란 듯 성공하고 싶었겠지만 현실은 반대다. "집권 2년이 다 되도록 전 정부 탓을 하는 것은 스스로 무능하다고 자랑하는 자충수"지만 "여전히 원한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동훈을 조기 등판시킨 건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증거다.
- 이제 이준석의 복수가 시작됐다. 윤석열과 이준석, 지는 쪽이 평생 군만두만 먹는 팔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 윤석열과 이준석의 다정한(?) 한때. |
ⓒ 국민의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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