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동훈, 윤 대통령에 과감하게 특검 받자고 해 달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과감하게 특검을 받자고 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후보)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 달라”며 이처럼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받은 외면의 핵심은 그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며 “쌍특검(김건희 여사 특검·곽상도 전 의원 50억 클럽 특검)은 물론 해병대 특검, 양평고속도로 국정조사를 받고 대통령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털어내면 좋겠다고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제 핵심적 정치검찰이 검찰을 떠나는 분위기가 됐다”며 “특정 인맥 중심의 인사 특혜는 이제 해체하고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명예를 살릴 계기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퇴진을 통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비상상황을 만들었는데, 최측근이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짚었다.

정 최고위원은 “한 전 장관은 ‘9회 말 2아웃이면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멋지게 말했다”면서 “야구는 이기고 있으면 9회 초에 끝나는 건데 9회 말이면 지고 있다는 걸 시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9회 말 2아웃 지는 상황에선 초짜 대신 백전노장을 대타로 내보낸다”며 “대타로 초짜 연습생을 내보냈다가 헛스윙 아웃되고 경기를 망치면 감독도 경질될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바란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집권 여당의 당대표를 하루아침에 검사 출신 비대위원장을 앉히는 일련의 과정은 쿠데타를 떠올리게 한다”며 “전두환 독재 정권이 군인 출신을 대거 발탁해 국정을 장악한 것처럼 검사 독재 정권으로 대통령실을 비롯해 주요 요직을 검찰 출신으로 채웠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한 전 장관은 김건희 특검 관련해 정의당이 추천·결정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했는데, 드루킹 특검 때 민주당이 배제됐고, 최순실 특검 땐 새누리당이 배제됐다”며 “특검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는 것이 독소조항이라고도 얘기하는데, 과거에도 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