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가 되면 음경이 휘어져요"
56세 K씨는 우측으로 음경이 휘어져서 내원하였다. 발기가 되면 음경이 아프고 굽어져서 삽입이 매우 불편하다고 호소하였다. 발기 때 찍은 사진을 보니 약 40도 정도 휘어져 있었다. ‘페이로니씨(氏)병’이었다.
페이로니가 후천적으로 음경 만곡이 생긴 사람들을 보고하였는데, 후대에 그의 이름을 붙여 명명하였다. 이 병은 음경에 딱딱한 판 촉지, 발기 시 통증, 음경만곡, 음경 굵기나 길이 감소, 발기부전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음경 내에 있는 탄성이 좋은 막(백막) 안에 피가 가득 차면 발기가 되는데 이 백막의 일부가 딱딱한 판으로 바뀌는 병이다. 이 판은 탄성이 없어서, 발기가 될 때 판이 없는 반대 측은 늘어나는 반면, 판이 있는 부위는 늘어나지 않아 음경이 휘게 된다. 그 판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심하면 90도, 혹은 S자로 휘기도 한다. 이런 판이 생기는 이유는 과거에 음경을 다쳤거나, 음경에 발기부전 치료 주사제를 자주 놓거나, 전신질환으로 인해 백막에 만성적 미세 손상을 받아 발생할 수 있지만,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변형이 천천히 발생하다 보니 환자들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다가 만곡이 인지되어야 비로소 내원하게 된다.
문제는 최근 10년 전후부터 페이로니씨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로, 과도한 지방과 칼로리 섭취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이 지방과 간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내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백막에 딱딱한 판이 형성되도록 조장한다. 그래서 페이로니씨병이 비알콜성지방간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약 5배, 고지혈증은 3.5배, 고혈압은 약 2배, 잘 발생한다. 흡연자도 4.6배 잘 생긴다.
발기부전이 초래되었거나 성관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휘었다면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합병증으로 발기부전, 수술 부위에 섬유화 현상의 재발, 음경 단축 등이 발생할 수가 있어서 성관계가 가능하다면 약제를 복용하고 가능한 수술을 뒤로 미루기를 권한다. 약제로 개선 효과가 미미할 수 있는데, 그래도 지속적으로 복용하기를 권한다. 이유는 이 질환이 진행성 질환이므로 약을 중단하면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딱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항산화 작용이 있는 플라보노이드를 많이 섭취하면 앞서 언급한 질환으로 인한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원인 질환들도 개선할 수 있다는 문헌이 적지 않다. 동물실험에서도 안토시아닌이 백막의 섬유화 병변을 유의하게 적게 발생하도록 하고 진행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붉은색, 보라색 과일이나 야채, 마늘 등이 안토시아닌과 쿼세틴이 많아 유용하다. 당연히 금연도 필수다. 다만, 식이 요법은 약처럼 이해하기보다 일상생활처럼 섭취해야 효과가 있고, 이미 생긴 병변은 잘 개선되지 않는다.
K씨는 약제로 통증은 소실되었지만, 수개월 후 삽입이 많이 불편하다고 하여 수술을 결정하였다. 판을 제거한 후 그 결손 부위를 인조막으로 덮어 발기 개선과 만곡 해소로 성생활을 잘 영위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흡연 상태의 환자는 평소에 음경의 딱딱한 경결, 만곡, 통증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조기 치료로 개선뿐만 아니라 진행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발생하는 피해가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할 수도 있음을 잘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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