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호날두'도, 레전드 골잡이도 전부 욕 먹어…"짐승처럼 뛰란 말야!"→위태로운 바르셀로나

이태승 기자 2023. 12.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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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는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결국 폭발했다. 지금까지 두루뭉술하게 경기력을 해명했지만 이번엔 선수들을 대놓고 비판했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는 21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가 리그 꼴찌 UD 알메리아에게 가까스로 3-2 승리를 거둔 뒤 "사비가 팀 경기력에 직접적인 혹평을 내렸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는 현재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라리가 3위다. 승점 38이다. 만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이 오는 24일 세비야와의 경기서 승리한다면 다시 4위로 내려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팀 경기력은 여전히 나아지질 않고 있다.

올 시즌 내내 공격수들은 허망하게 기회를 날렸다. 수비진은 충분히 단단하지 못했다. 알메리아에도 무려 2실점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으나 주장 세르지 로베르토가 후반 38분 가까스로 극적인 역전골을 넣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러한 팀 경기력에 사비 또한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짐승처럼 뛰어야 결과가 나온다"며 선수단 전원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마르카'는 "지금까지 사비는 전체적인 경기력에 초점을 맞추고 부진을 설명했다"며 "그러나 이는 효과가 없었다. 선수들에게 사비의 경고가 먹히지 않은 셈"이라고 했다. 사비가 직접적으로 혹평한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영혼과 강렬함이 부족하다"며 "2010년 (전성기였던) 바르셀로나가 아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떤 승점도 거둘 수 없다. 이러한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주앙 펠릭스의 이른 교체가 사비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펠릭스는 전반전이 끝나고 곧장 페란 토레스와 교체됐다. 사비는 그의 교체 지시에 대해 "팀이 조금 더 템포를 올려야했다"고 설명했다. 펠릭스가 경기 속도를 늦춘다는 우회적인 비판으로 보인다.


펠릭스는 지난 여름 ATM에서 임대 온 후 두 경기만에 골을 터트리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서는 벨기에의 로열 앤트워프를 상대로 2골 1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가지 못해 경기력 기복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을 잡을 때마다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다만 펠릭스가 완전히 눈밖에 나지는 않았다는 추측도 있다. '마르카'는 "ATM에서 온 펠릭스를 완전히 '죽이기'위해 교체한 것은 아니"라며 펠릭스의 활용도는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비는 팀의 베테랑 골잡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게도 비판을 했다. 그는 레반도프스키를 향해 기자회견 동안 지속적으로 "자리를 너무 많이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사비는 "레반도프스키는 조금 더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며 가장 위험한 공격을 선보일 수 있는 위치에서 자꾸 자리를 벗어나는 점을 짚었다. 특히 "전반전 종료 후 라커룸에서도 계속 지적을 했다"고 설명하며 후반전에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전반전 단 한차례 슈팅하는 것에 그쳤지만 후반전에는 5회로 그 수치를 늘렸다. 게다가 두 번의 유효슈팅을 뽑아내기도 했다. 사비가 하프타임 때 지적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후반 막판 로베르토의 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에 공헌했다.

한편 사비는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이례적으로 강한 지적을 했다"며 "감독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를 잘 받아들였고 후반전에 결과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상태지만 상대는 이탈리아 세리에A 디펜딩 챔피언 나폴리다.

나폴리는 올 시즌 리그 5위로 팀의 핵심 자원이었던 김민재를 포함해 여러 선수를 내보내며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바르셀로나 또한 부진한 상태다. 더욱이 주전 골키퍼 마르크 안드레 테어-슈테겐을 시작으로 수비수 이니고 마르티네스, 미드필드 핵심 자원 페드리와 가비까지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향후 리그 경쟁도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사비 또한 바르셀로나 내 입지가 불안정하다. 지난 17일 발렌시아 CF와의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둔 후 구단 회장 주안 라포르타 회장은 "더 결과가 심각해지기 전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차비의 경질을 간접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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