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이 사람아, 축구가 재밌어야 응원을 하지…무조건 응원하라니"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리버풀을 지휘하는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장 찾는 팬들에게 불만이 많다. 제대로 된 응원을 보내주지 않는다고 느껴서다.
리버풀은 21일(한국시간) 열린 2023/24 리그컵 8강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만나 5-1 대승을 거뒀으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클럽 감독이 팬들을 향해 쓴소리를 전했다. 클롭 감독은 "다가오는 아스널과의 리그 경기서 열심히 응원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당장 티켓을 타인에게 양도하라"며 팬들의 소극적 응원을 비판했다.
지난 18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리그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맨유 레전드 수비수 게리 네빌은 경기 종료 후 강평을 내리며 "리버풀 팬들이 이렇게까지 조용한 것은 처음 봤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다만 팬들이 환호하는 등의 리액션이 적은 것은 클롭이 현재 구상한 전술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기자 사이먼 휴스는 직접 리버풀과 맨유의 경기를 관람한 후 "현재 리버풀은 중앙으로만 공격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비벽이 두꺼운 팀을 만나면 고전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는 맨유가 리버풀과의 경기서 보여준 전술을 의미한다. 맨유를 지휘하는 에릭 턴하흐 감독은 해당 경기서 전후반 합쳐 34개나 되는 슛을 허용했지만 단 한 개의 실점도 내주지 않았다.
깊은 공간에서 리버풀에 공격 기회를 내준 뒤 '버스'를 세우며 기다렸기 때문이다. 휴스는 "리버풀은 좌우 측면 활용이 적었다"며 "루이스 디아스가 교체투입된 후 시종일관 좌측에서 공을 받아 수비가 밀집되어 있는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기만 할 뿐"이었다고 분석했다.
클롭은 이 새로운 중앙 집중 전술을 '리버풀 2.0'라고 부른다. 그러나 과거만 못한 업그레이드라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과거 클롭은 양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측면에서부터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는 플레이를 자주 사용했다. 휴즈는 "과거엔 윙백이 같이 전진, 루이스 디아스가 공을 잡았을 때 패스할 선수가 있었다"며 "현재 치미카스 코스타스나 부상 전 앤드류 로버트슨과 같은 측면 수비수들은 현재 전통적인 풀백의 역할을 소화하며 공격 본능을 제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양 측면 지배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선수는 다름아는 모하메드 살라다. 클롭이 원래 측면 수비수로 활용하던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를 중앙 미드필더로 옮겨 팀의 힘이 가운데에 집중되자 살라 방향으로 오버래핑하는 선수가 없어 패스할 길이 뚝 끊겼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살라가 골을 넣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휴즈는 "지금 살라는 과거와 달리 패스를 받으면 상대의 골대에서 더욱 멀어져 있다"며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아 직접 내려와서 받아야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결국 이는 크로스 시도 횟수의 급감을 야기했다. '디 애슬레틱'이 제시한 90분당 크로스 횟수 그래프를 보면 지난 2019/20시즌 리그 우승을 거둔 해에서는 경기당 17.7회의 크로스를 올렸다. 반면 올 시즌은 평균 11.2회로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지난 경기의 맨유전과 같이 상대가 '버스'를 세울 경우 득점 올릴 기회가 많은 페널티박스 내부 진입이 어려워진다. 이는 박스 바깥 슛을 강제하는데 당연히 성공률은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우승을 거둔 2019/20시즌에 비해 전체 슛 대비 중거리 슛 비율은 약 10%p 증가했다.
휴즈는 웨스트햄과의 경기서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하비 엘리엇 등의 선수들이 중거리 슛을 시도해 원더골을 만들어내긴 했으나 웨스트햄이 상대적으로 맨유보다 압박이 적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웨스트햄은 위험 지역에서의 슈팅을 많이 허용했다"며 "이 기회를 리버풀이 기쁘게 낚아챘다"고 서술했다.
휴즈는 "리버풀 2.0이 과거보다 더 흥미진진한가? 아니라고 본다"며 "양 측면을 포기하고 대형을 좁게 가져가는 전술은 효과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원톱 자리로 많이 나서는 다르윈 누네스와 측면 자원 디아스가 특히 더 분발해야한다. 과거 사디오 마네와 호베르투 피르미누 등 살라와 환상적 콤비 플레이를 펼치던 선수들과 비교해 영향력이 적기 때문이다.
공격지역 점유율에서 드러난다. 과거 리버풀은 마네, 피르미누, 살라로 구성된 소위 '마누라' 라인이 상대 수비수에게 압박을 가하는 사이 양쪽 윙백이 측면을 파고들며 공격 숫자를 늘리는 전술을 가동했다.
'마누라'라인의 도움으로 2019/20시즌 리버풀은 90분당 6.6번의 공격 기회를 상대 지역에서 잡았다. 이후 2021/22시즌에는 7.6회까지 증가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 시즌에는 5.8회에 그치고 있다. 전방에서부터의 압박이 부족하기 때문에 득점 기회 창출에도 난항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휴즈는 "전체적으로 '리버풀 2.0'은 전술의 과도기적 시점에 놓여있어 현재 리그 2위에 오른 것이 찬사를 받을만한 일이기는 하나, 경기의 재미 자체는 감소했다"며 글을 정리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이기도 한 24일 오전 2시 30분에 열리는 아스널과의 리그 18라운드 경기는 리버풀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아스널과 리버풀이 각각 1, 2위로 승점격차가 단 1점에 불과한 가운데 크리스마스 날 리그 정상에 서는 팀이 그대로 시즌 우승으로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전문 매체 '프리미어리그 아카이브'는 "크리스마스날 1위를 차지한 팀이 리그 우승을 경험하는 비율은 75%에 달했다"며 연말의 중요성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디 애슬레틱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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