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동’ 판결 후폭풍… “연방대법원 결정 예단 못해”

신창호 2023. 12. 2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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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의 후폭풍이 워싱턴 정가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이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을 더욱 트럼프 측으로 몰리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최종 결정을 하게 될 연방 대법원이 아무리 보수 우위(6대 3)라 해도 2021년 의회 난입 사태 관련 트럼프의 내란 선동 혐의를 쉽게 무효화할 수는 없을 것이란 예측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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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지지층 재결집 가속화 관측
연방대법원 ‘보수 우위’ 구도 불구
트럼프 편들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의 후폭풍이 워싱턴 정가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이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을 더욱 트럼프 측으로 몰리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최종 결정을 하게 될 연방 대법원이 아무리 보수 우위(6대 3)라 해도 2021년 의회 난입 사태 관련 트럼프의 내란 선동 혐의를 쉽게 무효화할 수는 없을 것이란 예측도 만만치 않다.

N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트럼프의 대선 후보 지명에 되레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긴다”며 “일부 민주당원들은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더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어차피 민주당 우세 지역인 콜로라도주에서 출마 못하는 것은 대세에 지장이 없고, 보수화된 연방 대법원이 결정을 뒤엎을 가능성이 커 오히려 트럼프 지지층 결집만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캠프 관계자들은 화가 났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민주당이 임명한 판사들이 선거 개입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NBC방송에 말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크리스 코피니스도 “이번 결정은 ‘트럼프 박해 콤플렉스’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민주당원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셀로드 역시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공화당 경선의 결정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 공동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트럼프가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지만, 내년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는 답변은 46%로 바이든 지지(44%)보다 높았다. 또 공화당 유권자의 62%는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트럼프가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의 다른 대선 주자들은 경쟁자인 트럼프를 지원하는 발언을 반복해야 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누가 투표용지에 올라갈 수 있고 없는지를 판사들이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가짜 법적 근거에 따른 사법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내가 싸우는 모든 사건은 법무부와 백악관의 작품”이라며 “바이든은 나에 대한 모든 가짜 정치 기소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반란자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자명하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확실히 내란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의 피선거권 제한 문제에 대해선 법원이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NYT는 “(트럼프에게) 이번 판결이 당내 경선에는 유리하겠지만 본선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2021년 의회 난입 사태 때 트럼프 측이 제기한 모든 대선 무효 소송을 기각하거나 각하했던 9명의 연방 대법관들이 똑같은 혐의로 트럼프의 대선 후보 자격을 다투는 사안에 대해 쉽게 트럼프 편에 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대선 지형을 180도 바꿔놓을 수 있는 최대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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