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 중도 확장에 성패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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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했다.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고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추대되는 비대위원장 자리에 대통령의 재가 없이 현직 장관을 영입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한 전 장관이 아직 본격적인 정치인으로 변신하기 전이어서 비대위원장으로서 그가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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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했다. 현직 장관이 집권당의 비대위원장을 곧장 맡는 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고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추대되는 비대위원장 자리에 대통령의 재가 없이 현직 장관을 영입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21일 사의를 표명한 한 전 장관이 26일쯤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 윤 대통령의 친정 체제는 더 강화된다고 봐야 한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위기감에 사로잡힌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 전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 자체가 윤 대통령의 국정 평가와 리더십을 기반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전 장관이 당권을 쥐면 여권 핵심 요직은 온통 검사 출신이 장악하는 모양새다. 방통위원장에 내정된 김홍일 권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 등을 비롯해 현 정부 고위직에 진출한 검사들은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많다. 대부분 윤 대통령과 검찰 시절 맺은 인연들이다. ‘인재가 검사밖에 없냐’는 소리가 나오는 마당에 여당의 비대위원장마저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에게 맡기는 것은 현 정부의 인사를 비판적으로 보는 민심과는 맞지 않다.
한 전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공격적으로 받아치는 답변 스타일로 보수층에서는 스타로 떠올랐다. 장래 대통령감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안까지 추격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전 장관의 인기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층에 쏠려 있다.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는 중도 확장 달성 여부에 달렸다.
한 전 장관이 아직 본격적인 정치인으로 변신하기 전이어서 비대위원장으로서 그가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어젠다와 해법을 제시하고 참신한 인물들을 총선에 내세우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다가 등을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도 있다. 그러려면 우선 검사 출신 공천은 절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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