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장로 ‘가문의 영광’… 가훈은 “오직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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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충북 청주 청북교회(박재필 목사)에서 열린 장로 임직식은 한국교회사에서 기념비적인 행사로 불릴 만했다.
이날 안동현(57) 장로가 직분을 받으면서 '4대째 장로 가문'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안씨 가문의 아브라함' 안기수 장로는 5대 독자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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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충북 청주 청북교회(박재필 목사)에서 열린 장로 임직식은 한국교회사에서 기념비적인 행사로 불릴 만했다. 이날 안동현(57) 장로가 직분을 받으면서 ‘4대째 장로 가문’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복음이 전래된 지 140년이 채 되지 않은 한국 기독교 역사 속에서 ‘큰 믿음의 사람’ 장로가 4대에 걸쳐 배출되기란 극히 드문 사례다.
안 장로는 증조부 안기수(1890~1942) 보은 원평교회 장로를 시작으로 조부 안창원(1914~1982) 원평교회 장로, 아버지 안재명(86) 청북교회 원로장로의 뒤를 이었다.
한 가문이 100년 넘게 신앙을 지켜온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가문 후손들은 ‘실천하는 신앙’을 꼽는다. ‘안씨 가문의 아브라함’ 안기수 장로는 5대 독자로 태어났다. 내한 선교사를 통해 기독교인이 된 그는 1908년 원평교회를 세웠다. 그는 이웃한 청산까지 매일 작은 성경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전도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안 장로는 부인의 이름을 ‘요한나’로 개명하고 복음의 표식으로 삼았다.
후손들은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며 신앙을 지켰다. 안 장로는 2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어릴 때부터 ‘여호와를 섬기는 가정’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집안 어른 모두 성경대로 살기 위해 노력했고 우리도 그걸 보고 자랐다”고 전했다. 선대가 지켜나간 신행일치(信行一致)의 삶이 고스란히 후손에게 전해진 것이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
여호수아의 설교를 가훈으로 삼고 있는 이 가문은 한국교회사에 걸출한 인물도 다수 배출했다. 2대손 중 장남은 안광국(1909~1978)목사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역사상 최초의 총회 총무 출신 총회장이 됐다. 3대손 가운데 안재웅(83) 목사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를 거쳐 한국YMCA전국연맹 재단이사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안 장로는 “그동안 장로가 돼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이번에 그 짐을 덜었다”면서 “다만 막상 장로가 되고 보니 나 또한 신앙 선조들처럼 교회를 섬기고 가정을 복음으로 일궈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안 장로는 “손자가 태어난 지 193일 됐는데 조만간 유아세례를 받을 예정”이라며 “다음세대로 복음을 전수한다는 기쁨이 크다”며 반색했다.
이 신앙의 후대들은 매년 안기수 장로 기일인 10월 3일이 되면 충북 보은의 선산에 모여 추모예배를 드린다. 모이면 늘 한목소리로 부르는 찬송 ‘주 안에 있는 나에게’(370장)의 가사는 이 가문의 또 다른 신앙 고백이자 믿음의 결단이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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