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사라진 中여성…"당장 석방하라" 국제사회 들썩인 이유

하수영 2023. 12. 2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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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다 수감된 중국의 법학자 겸 인권활동가 쉬즈융(許志永)의 여자친구인 인권운동가 리차오추(李翹楚). 그는 남자친구 쉬즈융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철 의자에 묶인 채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한 직후 체포돼 3년 가까이 구금된 상태다. 사진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3년 가까이 구금 중인 인권운동가 리차오추(李翹楚) 씨가 국가권력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최근 재판을 받은 소식이 전해졌다. 리씨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다 수감된 법학자 겸 인권활동가 쉬즈융(許志永)의 여자친구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경 산둥성린이시 중급인민법원에서는 남자친구인 쉬즈융이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고 폭로한 직후 체포됐던 리씨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 재판은 공개 판결 없이 종료됐다.

리씨의 변호사 리궈베이는 자신의 재판 참석을 법원 경비원들이 막았다며 "다른 변호사 1명만이 법정에 입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법에 따르면 리씨의 혐의는 최대 5년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며 주동자로 간주될 경우 5년형보다 더 중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다 수감된 중국의 법학자 겸 인권활동가 쉬즈융(許志永). 사진 엑스(X) 캡처


리씨의 남자친구 쉬즈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2020년 2월 15일 수감됐다. 쉬즈융은 최근 산둥성 고급인민법원이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징역 14년형이 확정됐다.

칭화대학교 사회학과에 근무했던 리씨 역시 연구원이자 민권 활동가로 일했다. 이주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자원 봉사 활동을 한 이력도 있다.

특히 각종 성희롱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게시함으로써 중국의 '미투' 운동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페미니스트 운동가이기도 하다.

BBC에 따르면 그가 처음으로 경찰에 소환된 건 2019년 12월이다. 이때 쉬즈융의 소재에 대한 심문을 받으며 하루 동안 구금됐다.

그러다 경찰의 조사 방식에 대해 비판한 후 2020년 2월에 다시 구금됐다. 쉬즈융이 체포된 다음 날이었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4개월간 가택연금의 일종인 '지정된 장소에서의 거주 감시'를 받았다.

그는 쉬즈융의 고문에 대해 폭로한 직후인 2021년 3월에 다시 체포됐고 3년째 구금 상태다. 그는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쉬즈융이 감옥에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철 의자에 묶인 채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미국 등 서방과 국제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리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리씨의 재판 전날이었던 18일 미국 의회의 중국 관련 위원회 위원장들은 '리씨에게 긴급 치료가 필요하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리씨의 무조건 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사라 브룩스 중국팀장은 "리씨의 재판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중국에서 인권 옹호 활동을 하는 사람이 심각하게 억압당하고 있는 중국의 환경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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