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마켓 나우] AI는 어떤 모습으로 자동차에 올라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차량 운전 방식과 생활 양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인공지능(AI)도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자율주행에 이어 자율발레주차(autonomous valet parking)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자율주행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으로 ‘온디바이스(on-device)’가 있다. 기기에서, 장치에서, 디바이스에서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말이다. ‘디바이스에 올라간’이나 ‘탑재된’이라고도 옮길 수 있겠다. 온디바이스는 자동차, 로봇, 컴퓨터 등 하드웨어에서 수행되는 작업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자동차라는 디바이스는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에 힘입어 발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AGI가 어떻게 자동차에 탑재되는지 살펴보면 자율주행의 미래가 보인다. 그 추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잘 나타난다. 테슬라는 초기부터 딥러닝(DL)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왔다. HW1.0은 테슬라가 2014년 말 출시한 자율주행 컴퓨터다. HW1.0부터 기초적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DL을 결부시킨 초급 보조 자율주행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쌓은 성과를 기반으로 테슬라는 최근 챗GPT에 도전하는 그록(Grok)을 발표했다. 그록은 텍스트와 코드로 구성된 데이터세트로 학습된 언어 모델이다. 테슬라는 그록을 조만간 테슬라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젠2’에 탑재할 예정이다. 그록이 탑재되면, 비전 인풋(vision input, 입력된 시각 데이터)을 기반으로 조종과 가·감속 등을 제어하는 AGI 기반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 3’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레벨 3은 주행 조건이 일정하면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수준이다.
초기 AGI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E)’으로 다양한 작업을 구현했다. PE는 특정 작업의 수행을 위해 지침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프롬프트가 없어도 되는 ‘논 프롬프트(NP)’ 기반의 AGI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테슬라의 AGI 기반 조건부 자율주행은 NP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AI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과 차별화된다.
그록와 전기차의 만남으로 ‘디바이스에 올라간(on-device) AGI’의 서막이 올랐다. 기존의 AI에서 발전한 AGI가 거의 모든 전자 제품이 탑재돼 ‘AGI의 일상화’가 빠르게 구현될 것이다. AGI의 ‘G(general)’가 의미하는 것처럼 AGI는 우리에게 일반적·보편적·전반적인 동반자로 부상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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