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 ICBM’ 대응에, 김정은·김여정 이례적 동시 위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남매가 이례적으로 동시에 대내외 메시지를 발신하며 국제사회의 압박에 반발했다. 고체연료 방식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발사 이후 한·미·일이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다. 한·미·일 외교부 장관은 21일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반도, 역내 그리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는 행위”라며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했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 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할 우리 국가의 공격적인 대응 방식과 우리의 핵 전략과 핵 교리의 진화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화성-18형’ 시험발사에 참여했던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 군인들을 지난 2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로 불러 축하·격려하는 자리에서다. 김정은의 발언은 기존의 대남 ‘대적 투쟁’과 대미 ‘강대강 정면승부’라는 대외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별도 담화에서 북한 ICBM 발사 논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대해 “주권적 권리를 문제 삼아 토의에 상정시킨 것”이라며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19일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한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중국·러시아의 딴지로 1시간 만에 빈손으로 끝났다.
이번 메시지가 올해 성과를 결산하고 다음 해 계획을 수립하는 연말 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대내 결속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하는 김여정이 김정은과 비슷한 시간에 대외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일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한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라면서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 “확장억제 강화”=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기 직전까지는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국민의힘 임병헌 의원의 지적에 “독자 핵무장이란 한·미 동맹이 해체됐을 때를 전제하는 것”이라며 “확장억제를 더 강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영교·박현주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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