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9개월만에 두 자릿수 증가 눈앞…미국, 최대 시장으로
수출이 19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에 다가섰다. 미국은 20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 시장(월간 기준)에 올라설 전망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20일 수출은 37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수입은 363억 달러로 같은 기간 9.2% 감소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면서 20일간 무역흑자는 16억2000만 달러 쌓였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128억3000만 달러(약 16조7000억원)로 줄었다. 이러한 무역수지가 월말까지 이어지면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와 10~11월 연속으로 ‘플러스’를 찍은 수출은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갈 게 유력해졌다. 특히 수출 증가율이 점차 높아지는 게 긍정적이다. 이달 말까지 이런 추세를 지키면 지난해 5월(21.4%) 이후 첫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다만 월말 조업일수가 적어 증가율이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수출의 봄’을 견인하는 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9.2% 급증했다. 지난달 들어 16개월 만에 역성장을 벗어난 데 이어 실적 호조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감산 효과 등으로 메모리 단가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면서 반도체 수출 전선이 당분간 순항을 이어갈 거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8기가 고정거래가격은 9월 1.3달러에서 10월 1.5달러, 11월 1.55달러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수출 버팀목인 승용차(27.7%), 선박(150.8%) 등도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1위 시장’ 중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시장 부진, 미국 시장 호조가 맞물리면서 상위 수출국 순위가 크게 바뀔 판이다.
이달 20일간 중국으로의 수출은 71억7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0.4% 줄었다. 지난달(-0.2%)과 마찬가지로 감소 폭이 둔화하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역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부진 속에 올해 대중 무역수지도 3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게 확실시된다. 지난달까지 180억 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이달 들어서도 5억 달러 넘는 적자가 더 쌓였다.
그러는 사이 대(對) 미국 수출이 30.2% 급증한 76억16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위 수출국에 새로 올랐다. 미국이 이달 말까지 자리를 지키면 2003년 6월 이후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수출액에서 중국을 앞지르게 된다. 특히 최근엔 자동차·반도체·배터리 등이 이러한 성장세를 이끄는 양상이다. 올해 대미 수출액도 지난달까지 4% 늘면서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유일한 ‘플러스’를 나타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중국은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수출이 늘어날 품목이 안 보이고, 소비 수요도 확 올라오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은 첨단·신산업 투자가 크게 늘면서 한국 반도체·배터리뿐 아니라 일반기계 수출 등도 호조”라면서 “내년 초까진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뒤집을 가능성이 꽤 있다”고 말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 속에 원유(-5.2%), 가스(-41.8%) 등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홍해 인근 해역의 화물 선박 공격 등으로 인한 해운·물류 차질이 길어지면 수출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당장의 국내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했지만, 실시간 정보 공유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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