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06억, 서삼석 66억…‘지역구예산 챙기기’ 여야 담합
656조600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 15건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예산안은 지난 9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56조9000억 규모에서 3000억을 감액해 의결했다. 법정 시한인 12월 2일에서 19일을 넘긴 지각 처리다.
이날 통과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엔 결혼 및 출산 시 최대 3억원까지 증여세를 공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10년간 5000만원까지인 증여세 한도액에 1억원을 추가한 법안이다. 신혼부부가 양가에서 모두 증여받을 경우 최대 3억원 증여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자녀의 세액 공제액을 현행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고, 기본 공제 대상도 손자녀로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도 국회를 통과했다.
4·10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통과된 2024년도 예산안에는 여·야의 지역구 민원성 ‘쪽지예산’이 대거 반영됐다. 중앙일보가 이날 2024년도 세출예산안 증감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당초 정부안에는 없거나 소액이던 사업이 큰 폭으로 증액된 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지역구에선 총 9개 사업에 걸쳐 58억9200만원이 증액됐다. ‘동해 묵호항 여객터미널 신축이전’(10억원), ‘태백 분뇨처리시설 개량사업’(11억3200만원) 등이 새로 포함되면서다. 사무총장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 지역구에서는 ‘영천 산단 진입도로 사업’이 25억원 늘어나는 등 총 6개 사업에 걸쳐 61억5400만원이 증액됐다. 김기현 전 대표(울산 남을) 지역구에서도 ‘울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원’(37억5000만원) 등 4개 사업, 106억4200만원이 증액됐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은 ‘김천 양천~대항 국도 건설’에 10억원을, ‘문경~김천 철도건설’에 20억원을 증액하는 등 총 50억6900만원을 추가 배정받았다. 또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지역에서는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사업 관련 예산 45억원이 새로 책정됐다.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의 ‘노후산업단지 개발 사업’은 정부 원안(384억원)보다 5억원이 더 늘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예결위원장인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무안 현경~해제 국도건설’(10억원),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25억원) 사업 등 지역 예산 66억1500만원을 늘렸다. 정책위의장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영광 추모공원 봉안당 신축’(9억9400만원) 등 9개 사업에서 45억7200만원을 증액했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인천 연수갑) 지역구에서는 ‘연수구 지방보훈회관’(2억5000만원) 사업비가 새로 책정됐다.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는 ‘계양-강화고속도로건설’(1억원) 등 비교적 사업규모가 작은 사업 3건(총 7억800만원)만 증액했다. ‘인천 계양구 선주지동·둑실동 도로개설비’(18억8000만원)는 논란이 커지자 증액을 더는 요구하지 않았다.
이현출(정치외교학) 건국대 교수는 “여론 뭇매를 맞더라도 표에 도움이 되다 보니 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는 것”이라며 “예산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성·김준영·전민구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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