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건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너는 집에서 살 것이다.
너는 집을 짓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너는 말로써 지은, 말의 집에서, 살 것이다.
너는 너만의 말로 지은 말의 집에서 홀로 살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략)
너는 집에서 살 것이다. 너는 집을 짓게 될 것이다. 네가 가진 유일한 재료이자 소재인 것으로. 너에게는 말이 있다. 오로지 언어일 뿐인, 너에게만 머무를 뿐인, 때로는 연결을 위한 수단이면서 단절을 초래하는 단 하나의 종말이기도 한, 오로지 말. 그리하여 너는 말로써 지은, 말의 집에서, 살 것이다. 너는 너만의 말로 지은 말의 집에서 홀로 살 것이다. 너는 갇히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상태로, 탈출도 방생도 못 한 채로, 이동도 거주도 불편한 상황을 자초하며, 아름다우며 기괴한 말의 집에서, 그것에 의지하고, 외면당하며, 그곳에서, 홀로 살 것이다. 너는 홀로 살며 늙을 것이고 끝을 볼 때까지 늙을 것이고 이따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서 발버둥칠 것이다. 네게 주어진 유일한 집을 저주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너는 극단적이라고 느끼는 일은 단 하나도, 시도해 보지도 성취해 보지도 못할 것이다. 그 집에 있는 너는 그 집에 있을 뿐이며 영원히 그 안에서만 머물게 될 것이다.
…(생략)
-박참새 시집 '정신머리' 중
작가는 자신의 말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산다고 한다. ‘말로 지은 집’은 작가의 삶에 대한 낭만적인 비유로 사용된다. 이 시는 말의 집에서 산다는 게 실제로 어떤 건지 아느냐고 묻는 듯하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만5000원에 에어팟 ‘득템’…알고보니 3000원짜리 ‘짝퉁’
- 아이유 측 ‘표절 의혹’ 고발인 특정…손배소 진행 중
- “그냥은 못 헤어져” 전 연인 흉기로 18차례 찔러…징역 20년
- 지드래곤 “1주일 줄테니 악플 지워라… 이후 선처 없다”
- 성추행 당한 韓 유튜버…인도 네티즌들 “미안합니다”
- 때리고 물고문… 구독자 250만 ‘엄마 유튜버’ 두 얼굴
- 7거래일 연속 상한가… 이정재 100억 투자, 728억 됐다
- ‘서울의봄’ 단체관람 했더니…학교장, 고발당했다
- 문화재 훼손 ⅓이 낙서 테러… “왜 그리 심각” 문제 인식 못해
- 고작 10만원에 경복궁 낙서… “의뢰자가 장소 지정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