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애 후보자 “민주유공자법 처리과정 미흡…전혀 예측 못해”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21일 인사청문회에서 ‘민주화유공자법’,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등 현안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민주유공자법에 대해 “민주유공자 법안 조문으로는 다양한 민주화운동 중 어떤 사건이 민주유공 사건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걸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떤 법안이 통과되려면 국민 전체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민주유공자법은 그런 과정이 미흡했다. 국회에서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법안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4일 정무위에서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주도해 처리한 민주유공자법이 보훈을 정치화하는 악법이라고 비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손혜원 부친 같은 사람이 유공자가 되는 것처럼 정권의 입맛에 따라서 민주유공자로 선정되고 탈락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보훈의 정치화를 초래하는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도 “군부 통치, 민주주의의 퇴행 과정에서 우리나라, 그야말로 지금 윤석열 정부가 얘기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유공을 보상해야 한다는 게 민주유공자법”이라고 말했다.
가짜 유공자를 걸러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이 되면 가짜 유공자를 걸러내는 작업을 해주셔야 한다”며 “손혜원 부친이나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지난 정부에서 국가유공자가 됐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진짜 유공자를 잘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 흉상은 독립기념관에 두면 아무 논쟁이 없다”며 “육사에 두니깐 공산당 이력이 논란이 된 거다. 보훈부가 섬세하게 접근해달라”고 했다.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관련해,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독립전쟁에 한 생애를 바친 홍범도 장군을 두 번 죽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왜 육사,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현장에 있어야 하냐. 그분이 사회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은 독립운동가로는 예우받아야 한다”면서 “행적이 여러 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가 내려보낸 측근 강사진 명단에 포함돼 공무원 상대로 특강을 했다는 기사가 있다’고 지적하자, 강 후보자는 당시 ‘뉴라이트 교수’라는 지적이 있었던 점을 의식한 듯 “저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많은 위원회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는 과거 논문 ‘자기 표절’ 논란에 대한 지적에 사의를 표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이 강 후보자가 교수로 임용되기 전 쓴 논문들을 거론하며 “서론 부분인데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완전히 동일한 내용이다. 세 단락을 그대로 복사한 후 붙여넣기를 했다”며 “명백한 자기표절”이라고 비판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도 “그 당시에는 관행이었다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로는 잘못된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연구윤리가 명확하게 제시된 시점이 2007년”이라며 “무슨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자기표절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그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며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그 당시에 하는 관행대로 많은 것을 하고 했는데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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