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6번 실패했다. 그래도 새로운 시제품 도전했다”
지난 30년간 날개 없는 선풍기, 먼지봉투를 없앤 진공청소기 등 혁신적 가전제품을 선보여온 글로벌 기술 기업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의 자서전 『제임스 다이슨: 5,126번의 실패에서 배운 삶(Invention: A Life)』이 국내에 출간됐다. 다이슨은 1993년 작은 창고에서 다이슨을 창업해 76세의 나이인 지금도 ‘수석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는 다이슨이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혁신 아이콘’이 되기까지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 시작은 1978년 다이슨이 중고로 산 낡은 진공청소기였다. 흡입력에 불만을 가졌던 그는 청소기를 모두 분해해 보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흡입된 먼지가 먼지봉투의 미세한 구멍을 막아서 빨아들인 공기를 내보내기 어렵다는 거였다. 더욱이 먼지봉투를 사용하는 진공청소기에는 100년 넘도록 어떤 구조적 변화도 없었다.
그는 집에 딸린 낡은 창고에 연구에 몰두해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가 필요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했다. 이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는 ‘5127번째 시제품’이었다. 5126번의 실패가 있었다는 얘기다. 다이슨이 처음 청소기를 분해한 지 12년 후의 일이다. 이 책에선 싸이클론 기술을 적용한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까지 숱한 실패의 과정을 세세하게 소개된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 런던에 있는 왕립예술학교를 다니면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개인사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고속 상륙정인 ‘시트럭’ 개발을 계기로 엔지니어링 세계에 입문한다. 정원용 손수레 ‘볼배로’를 만들기도 했다. 바퀴가 들어가는 자리에 플라스틱 공이 들어간 독특한 제품이다. 잔디 위에 바퀴 자국이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이어 농업과 교육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장된 다이슨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그는 고향인 노퍽주에 2017년 다이슨기술공학대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대학에 다니는 학생은 주 3일 다이슨연구소가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학비·숙소 등을 지원받는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다이슨은 “다이슨대학 첫 졸업생을 보면서 왕립예술대학을 졸업했던 때가 떠올랐다”며 “대학을 졸업한 지 5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숱한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는 더 나은 제품, 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자는 가치관과 방향성은 같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태도와 불굴의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다이슨은 “이 책이 젊은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이들이 모여 창의성을 발휘할 때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책은 온라인 및 전국의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민정♥이병헌, 오늘 둘째 득녀…“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 | 중앙일보
- 옥탑방 ‘포르노 민폐남’의 죽음…동네 노인이 막걸리 부은 이유 | 중앙일보
- 영하 14도에도 도로 안 얼었다…이런 열선, 청담동엔 못 깐 사연 | 중앙일보
- 4418m 정상에서 “결혼하자”…‘7년간 한 텐트’ 이 부부 사는 법 | 중앙일보
- 안동 세번 놀래킨 '종지기 죽음'…성탄절, 만나야할 이 사람 | 중앙일보
- 與수장 직행한 한동훈…용산과 관계, 김건희 특검법이 시금석 | 중앙일보
- 송지은, 전신마비 유튜버 박위와 열애 "휠체어 데이트 안 불편해" | 중앙일보
- "청소할 사람이 없어요" 제주 5성급 호텔도 비명, 무슨 일 | 중앙일보
- 연 10조 '간병지옥' 칼빼든 정부…"방향 잘 잡았지만 너무 늦었다" [view] | 중앙일보
- "아이 둘, 월 200만원 받아요"…출산율 감소 전국 최저, 이 동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