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 비대위에 "김건희 호위검" 날 세웠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21일,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방탄을 위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일각에선 민주당에 부패정당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비대위원장 한동훈'이 공식 발표되기 전인 이날 오전부터 비판을 쏟아냈다. 19일 국회를 찾은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까지 있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선전·선동하기 좋도록 시점을 특정해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평가하고,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해선 “몰카 공작”이라고 말한 것이 주요 비판 소재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 장관은 김 여사 대변인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한동훈 '곧 비대위원장' 모두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한 장관은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부터 윤석열 아바타인지 김건희 아바타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건희 방탄에 열심”(박찬대), “‘조선제일검’이라더니, 고작 ‘김건희 호위검’이었다”(장경태) 같은 발언들을 이어갔다.
비(非) 이재명계도 비판에 가세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한 장관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락은 국회와 국민을 경시하는 부적절한 결정”이라며 “당을 윤석열 대통령의 직할 체제로 만들고, 여야 협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썼다. 전혜숙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국정 운영 실패에 큰 책임 있는 한 장관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은 국민께서도 이해하기 어려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 일부에선 위기론도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서 “온통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 당과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이때 여당을 ‘검사’로 규정해야 한다”며 “그런데 여당이 민주당을 부패정당 혹은 피의자와 피고인들의 정당으로 규정하고 프레임을 만들어버리면 우리는 이 샅바에 스스로 잡히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플랜이 뭔지, 왜 아무것도 안 보이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도덕성 프레임 공세가 곧바로 제기됐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당 대표의 윤리성이 거의 바닥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정치 윤리, 정치 도덕이 완전히 사라지고 소멸된 이런 정당이 됐다”며 “민주당은 선거에서 상당히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로서는 이재명 대표가 바뀌면 상당히 위협적”이라며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 저는 ‘명나땡’, 이재명 대표가 계속 당 대표로 있으면 우리한테는 땡큐”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엮이며 이재명 지도부가 택한 강경 노선이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 비명계 의원은 중앙일보에 “이제 민주당 지도부의 반(反) 검찰 노선은 더 명확해질 것”이라며 “당내 혁신 요구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총선 악재”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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