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이력'에 묶인 중기벤처부 장관 청문회…오영주 "글로벌에 강하다”
외교부 2차관 출신으로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오영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중기벤처부 장관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오 후보자는 “업무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냐는 전문성 외에도 다른 전문성들이 필요하다”면서 “부처 간 협력 능력이나 미래 성장동력인 글로벌화 부분은 확실하게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 신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오 후보자의 전문성과 책임감 등을 집중 검증했다. 오 후보자는 1988년 외무고시(22회)로 공직에 입문해 외교부 주유엔 차석대사, 외교안보연구소 소장 등을 거쳐 지난해 주베트남 대사를, 올해 7월부터는 외교부 2차관을 맡았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의 발탁 배경에 관해 쓴 중앙일보 기사를 언급하며 “베트남 대사로 일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어떤 질의응답을 나눴길래 장관으로 발탁됐는지 그 대화 내용을 이 자리에서 상세히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오 후보자는 “베트남 진출 기업 간담회 사회를 맡아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과 여러 상황을 설명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그 정도 전문성 없는 질의응답이라면 수많은 전문가를 제치고 어떻게 지명받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오 후보자의 배우자 영향을 추궁했다. 오 후보자의 남편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장석명 전 공직기강 비서관이다. 홍 의원은 “장 전 비서관과 현 정부 인사의 친분 때문에 발탁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자는 “35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저의 역량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론에 “송구하다”
외교관 이력은 장관 후보의 또 다른 자질인 ‘업무 능력’ 및 ‘책임감’ 측면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주요 공격 거리가 됐다. 오 후보는 외교부 2차관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 업무를 주무로 맡았다. 야당은 오 후보가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장관직을 수락해 고위공직자로서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몰아세웠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책임이 있는지 분명하게 밝히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오 후보자는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외교부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 2차관으로 열심히 해왔지만 생각하지 못한 결과 속에서 많은 국민에게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함께 일해온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과 송구함을 갖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배우자와 아들 등 가족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됐지만 오 후보자는 모두 반박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의 아들이 28세에 서울 마포구 성산동 빌라(2억 5000만원)와 은평구의 아파트(7억 5000만원)를 매입했다며 총 10억원 현금의 자금 출처를 소명하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아들 내외가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신용 대출을 최대한으로 받아 4억 4000만원의 전세 계약이 낀 아파트를 구매한 것으로, 제가 빌려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배우자가 보유한 비상장 주식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는 “장관이 되면 백지신탁제도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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