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러스 기아 ‘루시드’ 최용혁 “드디어 1군이다” [쿠키인터뷰]
‘루시드’ 최용혁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압도적 기량을 인정 받아온 유망주였다. 그는 1군 기량을 가졌지만 ‘캐니언’ 김건부에 밀려 2군 신세를 면치 못했다.
2군에서 절치부심 하기를 3년, 김건부가 젠지e스포츠로 이적하면서 최용혁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1군 콜업 후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채비 중인 최용혁을 19일 서울 영등포 디플러스 기아 사옥에서 만났다.
최용혁은 “콜업 이후 휴가가 좀 있었다. 워크샵에 다녀왔다 최근부터 스크림 등 연습에 돌입했다”고 비시즌 근황을 밝혔다. 그는 2군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것에 대해 “정말 감사했다. 자신감도 많이 올랐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미 기량이 충분한데도 2군에 머물러 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최용혁은 “2군 선수들이 1군에 먼저 가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나도 빨리 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3년간의 2군 생활을 마치고 1군에 올라섰다. 그는 “드디어 올라왔다”며 “앞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했다. 1군에서 처음 뛰는 것이다 보니 배울 게 많으며, 신인은 적응하기 힘든 ‘LoL 챔피언스 코리아’ 무대 특성을 두고 관문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최용혁은 “2군 숙소도 좋지만 1군 숙소는 건물 내에 있다 보니 겨울에 연습을 마치고 숙소까지 안 걸어가도 된다는 점이 좋다. 1인 1실인 것도 편하다”며 웃어보였다.
자신이 김건부를 대체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최용혁은 “부담감은 없지 않다. 그래도 그만큼 좋게 봐주고 계신 거라서 많이 감사했다.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면으로 김건부에게 배울 기회는 없었다”면서도 “영상으로 봤을 때 김건부의 침착함과 평온한 플레이를 많이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용혁은 “‘킹겐’ 황성훈은 건강해보였고 무서웠다. ‘쇼메이커’ 허수는 의외로 말이 많고 장난도 걸어줘 좋았다. 연예인을 보는 것 같았다. ‘에이밍’ 김하람은 친화력이 좋았다. ‘켈린’ 김형규는 2군에서 같이 뛴 적이 있어 어색하지 않았다”며 함께할 팀원들에 대한 첫 인상도 밝혔다.
이같이 든든한 팀 라인업을 보자 최용혁은 “‘나만 잘하면 우승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잘하는 선수들을 만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허수가 3년 계약을 해서 최용혁도 2026년까지 계약을 했다는 풍문이 돌았다. 최용혁은 “다년 계약을 할 의향이 있었다. 디플러스 기아가 강팀이기도 하고, 허수가 3년 계약을 한다고 해서 저도 3년을 했다”며 소문이 사실임을 밝혔다.
최용혁은 허수가 편하게 대해준 점을 감사히 여기고 있었다. 그는 “허수가 잘 챙겨줬다. 낯을 가리지 않게 해줬다”며 덕분에 빨리 말을 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황성훈과는 운동 파트너가 됐다. 최용혁은 “어제도 같이 운동을 했다. 평소에 운동을 하던 사람이라 운동 시간도 길고 제대로 하더라. 저는 그 절반만큼이라도 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제파’ 이재민 감독에 대해서는 “게임마다 피드백을 주시는데 제가 몰랐던 많은 것을 잘 채워주신다”며 지도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먼저 2군에서 1군으로 콜업된 ‘페이즈’ 김수환과 ‘지우’ 정지우는 2023 시즌 1군에서 맹활약했다. 최용혁 역시 “우승도 하고 싶고 정말 잘하고 싶다”며 본인 역시 성과를 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에 대한 감상도 들을 수 있었다. 최용혁은 “월즈 경기를 다 봤다. T1 대 징동 경기에서 있었던 ‘아지르 토스’는 대단했다.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용혁은 “팀이 이제 스크림을 시작해서 합을 맞추는 게 우선이지 피드백을 세세히 하는 편은 아니다. 챔피언 티어도 연구하고 있다. 각자 기량이 좋아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다”며 팀 경기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메타에 대한 연구를 더 하고 있다. 운영을 어떻게 할지를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용혁이 전망하는 2024 시즌은 어떨까. 그는 “공허 유충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며 “연습을 별로 하진 않았지만 팀원들 기량이 다 좋다. 모르는 부분에 대해 더 알 수 있으면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피넛’ 한왕호를 2024 시즌에서 제일 위협적인 정글러로 꼽기도 했다.
‘페이커’ 이상혁과 ‘데프트’ 김혁규는 최용혁과 나이 차가 9살에 이르지만 아직 현역이다. 최용혁은 “오래 뛰는 게 신기하다. 프로게이머는 정말 힘든 직업이다. 건강도 좋을 수 없다. 그런데 10년 동안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경외심을 보였다.
최용혁은 “팬들의 기대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걸 넘어설 만큼 잘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드리고 싶다. 신인인데도 안 떨고 잘한다는 느낌을 받게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스프링 시즌 결승 진출’ 이며 궁극적으로는 ‘월즈 결승 진출’”이라고 밝히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배울 점도 많을 것 같다. 열심히 잘 준비해보겠다”고 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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