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3년 만↑…대출 증가세는 둔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늘어났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조인 탓에 대출 증가율은 소폭 둔화했지만, 평균 대출액은 고공 행진해 1인당 평균 1억8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개인사업자 부채(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7918만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1.1%(201만원) 증가했다. 대출액은 2017년 조사 이래 5년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난 데다가 엔데믹 이후에도 경기 둔화로 매출이 줄면서 빚이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출액 증가율(1.1%)은 2020년 5.4%, 2021년 5.3%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소상공인 대출이 일부 완화돼 전체 금액은 늘었지만,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 등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 폭은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대출 용도별로 보면 사업자 대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4.2% 감소했다.
연체율(3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고금리로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해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05%포인트 증가한 0.37%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연체율이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2018년 0.33%에서 2019년 0.42%로 늘어난 뒤 금리 인하 영향으로 2020년 0.40%, 2021년 0.31%까지 떨어진 바 있다.
비은행대출 평균액은 7444만원으로 전년도(7067만원)보다 5.3%(377만원) 증가했다. 은행대출은 같은 기간 1억649만원에서 1억473만원으로 1.6%(176만원) 감소했다. 부채의 질이 나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평균 대출이 2억50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40대 2억144만원, 60대 1억8364만원 순이다. 대출 증가 폭은 40대가 3.3%(648만원), 29세 이하가 2.1%(124만원) 순으로 컸다. 연체율은 29세 이하가 0.60%로 가장 높았다. 40대 0.39%, 50대 0.37%, 60대 0.36%, 30대가 0.31%로 전 연령대에서 연체율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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