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따로 또 같이 계약, 아티스트·기획사에 득일까 독일까 [D:가요 뷰]

박정선 2023. 12. 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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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전속계약 아직 논의 중이다. 확정되면 공시하겠다.”

지난 8월부터 끌어오던 그룹 블랙핑크의 완전체 재계약 소식을 발표하면서 YG는 이 같은 입장을 덧붙였다. 완전체 활동은 YG엔터테인먼트와 진행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개인 활동과 관련한 전속계약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YG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블랙핑크가 그룹 활동은 YG와 이어가되 개인 활동은 각각 다른 회사와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언론 보도를 통해 멤버 리사가 해외 매니지먼트와 계약했고, 제니와 지수가 1인 기획사를 차릴 거란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멤버별로 몸값에도 차이가 있고, 활동 영역도 달라 전원이 한 회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이어갈 유인이 적다는 평이다.

실제로 최근 케이팝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각각 개인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재계약 시즌 팀 계약과 개인 계약을 달리 가져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SM엔터테인먼트와 그룹 활동에 있어서 재계약을 체결한 그룹 엑소의 경우를 살펴봐도, 배우로 활동하는 멤버 디오(본명 도경수)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매니저가 설립한 신생 회사인 컴퍼니수수로 이적했고 백현, 시우민, 첸 역시 백현이 세운 별도의 법인을 통해 활동할 수 있도록 SM엔터테인먼트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을 각기 다른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것은 가요계에서 아주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1세대 아이돌만 보더라도 신화와 지오디 멤버들 모두 각자의 소속사가 다르지만 그룹 활동은 각각 신화컴퍼니와 iHQ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룹 인피니트도 모두 기존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이후 인피니트컴퍼니를 설립해 그룹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개인 활동은 각기 다른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최근 11년간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있던 그룹 비투비 역시 전속계약 종료 이후 여섯 멤버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멤버 이창섭이 판타지오와 개인 활동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른 멤버들 역시 개인 활동에 있어선 각자의 소속사를 새롭게 찾을 가능성이 높다.

전속계약을 맺는 과정과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소속사와 함께 그룹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이어갈 경우, 그간 그룹 활동을 지휘해온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꼭 기존의 소속사가 아니라도 인피니트, 비투비처럼 그룹으로서의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도 이점이 있다. 팬덤의 분산에 있어서도 안전하고, 팬덤의 응집력이 강하면 개인으로서의 활동보다 팀으로서 뭉칠 때 더 폭발력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팀 활동과 별개로 개인 활동에 있어서 각자의 소속사를 갖게 되면, 개인 활동에 집중해 전문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어 좋다. 최근 방송가에서 바쁘게 활약하고 있는 수지, 한선화, 미주 등도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모두 전문 매니지먼트를 통해 개인 활동을 지원받고 있는 경우다.

다만 최근 템퍼링, 정산 이슈 등 전속계약과 관련한 이슈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이 겹치면서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의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룹 빅스가 4년 만에 컴백했지만 멤버 차학연이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그룹 활동에 대한 소속사와 개인 활동에 대한 소속사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분란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이 ‘가요’에 멈추지 않고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연극, 예능 등 활동 반경이 매우 넓어졌다. 그룹 활동과는 별개로 개별적인 활동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더 전문성 있는 곳을 찾는 것”이라며 “분면 전속계약을 두 곳과 맺는 다는 것이 귀찮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각자의 커리어를 쌓고, 팀으로서의 폭발력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향후 이 같은 형태의 전속계약 시스템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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