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려서 처방받은 ‘약’이 위암 키운다고?

이슬비 기자 2023. 12. 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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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 역류질환, 위궤양 치료가 위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PPI 장기 복용이 위장관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코호트 연구 결과가 여러 건 나와 논란이 됐다.

그 결과, PPI 복용군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담관암 등 대장암을 제외한 대부분 위장관암의 발병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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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식도 역류질환, 위궤양 치료가 위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십이지장궤양 치료제인 양성자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의 장기간 복용이 위장관 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위식도 역류질환, 위십이지장 궤양 등 위장질환을 치료할 때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인 PPI는 흔히 사용되는 약물이다. 실제로 1989년 이후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특히 위식도 역류질환에 4~8주간 투여하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 커피 섭취 등 생활 습관 개선이 뒤따라오지 않을 땐 재발해 장기간 복용으로 이어지곤 한다. 최근 PPI 장기 복용이 위장관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코호트 연구 결과가 여러 건 나와 논란이 됐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명승권 교수 연구팀은 PPI 장기간 사용과 위장관암 발병 사이 상관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5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PPI 복용군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담관암 등 대장암을 제외한 대부분 위장관암의 발병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복용기간이 1년 이하일 때는 위장관암 위험성이 약 5배, 3년이면 1.7배로 오히려 복용기간이 짧을 때 더 위험했다.

명 교수는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으로 PPI는 위와 십이지장에 있는  G세포를 자극해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가스트린의 혈중 농도가 높여지면 위점막 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를 자극해 암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며 "위장관내 세균집락형성을 증가시켜 발암가능물질인 니트로스아민이 증가하는 것도 위장관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했다.

다만, 코호트 연구라 암이 먼저 발생해 PPI 약을 먹은 사람이 걸러지지 않고 포함됐을 수 있다. 명 교수는 "관찰연구인 코호트 연구보다 더 높은 근거 수준을 제공하는 무작위비교임상시험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윤리적인 문제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건 많은 제한점이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PPI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위식도 역류질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인 'Oncology Letters'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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