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또 다시 흔들리는 脫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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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가 오는 27일부터 자사 모바일 포털 메인 화면에 언론사별 뉴스를 맨 앞쪽에 배치해 독자 노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각 언론사가 올리는 실시간 뉴스를 독자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배치했는데, 다음주부턴 독자들이 구독을 선택한 언론사 기사를 최우선 배열해 포털 유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소위 '아웃링크' 보다는 카카오 웹사이트 안에서 뉴스를 보는 '인링크'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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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가 오는 27일부터 자사 모바일 포털 메인 화면에 언론사별 뉴스를 맨 앞쪽에 배치해 독자 노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각 언론사가 올리는 실시간 뉴스를 독자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배치했는데, 다음주부턴 독자들이 구독을 선택한 언론사 기사를 최우선 배열해 포털 유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난달 콘텐츠 제공 언론사(소위 CP사) 위주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정책을 실시한 데 이어 잇달아 뉴스 배열에 변화를 주는 양상이다. 이를 위해 채널 구독과 알림 기능을 확대하고 각 언론사의 편집영역 가이드라인도 완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내년엔 모바일에 이어 PC판 배열도 바꿀 방침이다.
이런 변화는 언뜻 다음카카오와 언론사에 모두 윈윈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22년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포털 사이트 뉴스 점유율에서 다음은 18.8%로 네이버의 66.7%에 크게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카카오 입장에선 네이버에 크게 뒤처진 방문자를 끌어올려 포털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언론사 입장에선 포털 내 편집이 보다 자유로워진 만큼 새로운 영역에서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여기에는 그러나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소위 ‘아웃링크’ 보다는 카카오 웹사이트 안에서 뉴스를 보는 ‘인링크’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구독자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인링크 정책으로 뉴스를 제공해야 연쇄적인 페이지뷰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진행해온 아웃링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내심 언론사들이 인링크 방식을 선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웃링크냐 인링크냐에’ 주목하는 것은 국내 포털이 모든 뉴스 유통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8년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당시 포털 뉴스 댓글이 여론 조작의 도구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정치권에서는 포털의 영향력을 줄이는 대안으로 ‘아웃링크’ 방식을 꺼내든 바 있다. 현 정부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포털사이트의 부작용을 우려해 뉴스를 보는 방식을 아웃링크로 바꾸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언론사 입장에서는 포털에 종속된 뉴스 유통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해 국내 포털에선 처음으로 아웃링크 방식을 허용해 포털과 언론계 안팎에서 주목받았다. 다수 언론사가 그에 맞춰 자사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저마다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네이버가 올 상반기 아웃링크 실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카카오의 아웃링크는 더욱 돋보였다.
카카오는 언론사판의 인링크 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콘텐츠제휴사들에 ‘당근’도 제공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카카오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링크 전환은 그동안의 기조와도 맞지 않고 언론의 장기적인 발전 측면에서도 그닥 도움이 안 되는 건 자명하다. 10년 이상 이어져 온 언론사의 ‘탈(脫)포털’ 꿈은 다시 한번 요원해졌다.
최일권 산업IT부장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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