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재-이수근의 신경전, '골때녀' 최후의 방출팀은?

김상화 2023. 12. 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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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아나콘다, 두번 방출은 없다...극적인 잔류 성공

[김상화 기자]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아나콘다가 두 번째 방출 위기를 극복하고 잔류에 성공했다.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4회 챌린지리그 FC 아나콘다는 FC 개벤져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대 2 무승부까지 진행된 접전 끝에 승부차기 4대 2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마지막 경기를 이긴 아나콘다는 챌린지리그 전적 1승 2패로 최종 3위에 올라 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개벤져스는 3패를 당하면서 최종 4위로 다음 시즌 출전 정지에 해당되는 방출의 쓴 맛을 보고 말았다. 한 차례 방출을 경험하고 복귀한 아나콘다와 <골때녀> 원년팀 개벤져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로 관심을 모은 이날의 승부는 서로 한 골 씩 주고받는 예측 불허의 내용이 전후반 20분 내내 이어졌다.  

결국 승패를 정하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키커 4명이 연속해서 득점에 성공한 아나콘다가 무려 2명의 실축자가 발생한 개벤져스를 제압, 통산 2승째이자 창단 이래 가장 값진 승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다음 챌린지리그에는 아나콘다와 이번 시즌 출장 정지를 당했던 발라드림, 그리고 슈퍼리그 최하위 팀, 탑걸 대 슈퍼리그 5위팀 승자 등 4팀의 조합으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수근 vs. 배성재, 중계진의 장외 신경전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번 아나콘다 대 개벤져스의 리그 최종전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중계를 담당한 배성재 캐스터-이수근 해설위원 사이의 장외 대리전이 함께 벌어져 눈길을 모았다. 개그맨과 아나운서 후배들을 둔 두 사람의 미묘한 입장이 "이번 만큼은 편파 중계"라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골때녀> 최초의 방출 결정전(2022년 12월 28일 방영) 또한 이들 두 팀이 치렀고(개벤져스 승리) 당시 감독이던 조재진-이영표 감독이 이번엔 팀을 맞바꿔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도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아나콘다에게 방출의 아픔을 안겨줬던 이영표 감독으로선 정반대의 입장에서 팀을 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되었다.

그는 적극적인 세트피스 공격으로 개벤져스의 수비벽을 무너뜨리는 필승 전략을 내세웠다. 단순히 키커 한명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방식으로 개벤져스 선수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특이한 작전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한 골 넣으면 바로 추격... 예측불허 접전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날 경기의 선제골은 아나콘다가 만들었다. 박지혜의 킥인이 윤태진을 거쳐 기회가 만들어졌고 노윤주는 기습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기분 좋게 앞서나간 아나콘다였지만 그대로 물러설 관록의 개벤져스가 아니었다. 전반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김승혜의 패스를 넘겨 받은 오나미가 참착하게 골키퍼 옆을 뚫는 슛으로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전 역시 서로 한 골 씩 주고받으며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윤태진의 킥인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망을 가르는 두번째 득점이 만들어졌지만 개벤져스 역시 골대 앞 혼전 상황에서 이은형이 동점 골을 성공시켜 다시 2대 2 균형이 맞춰졌다.

결국 두 팀은 승부차기로 승패를 정하게 되었다. 앞선 탑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패배를 맛봤던 개벤져스는 결과적으로 2경기 연속 승부차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아나콘다는 주공격수 윤태진이 종아리 근육통에도 불구하고 킥을 성공하는 등 실축 없이 골을 넣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13개월 (방영일 기준)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했다.  

'통산 1승' 약체팀의 대반란... 전력 강화의 숙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그동안 아나콘다는 <골때녀> 시청자들의 아픈 손가락이면서 가장 쓴 소리를 많이 들은 팀에 속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경기 전까지 1승 13패(승률 0.0714)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선취골을 넣어도 금세 역전 당하는 일이 빈번했고 어렵게 무승부로 만든 승부차기조차 늘 패배로 연결되었다. 결국 지난 제2회 챌린지리그에선 최하위에 머물면서 <골때녀> 사상 첫 방출의 치욕도 경험하고 말았다.  

이번 4회 챌린지리그에서도 1차전 탑걸전 대패, 2차전 원더우먼전 석패 등 또 한번의 방출 트라우마가 아나콘다를 잠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런데 이번 만큼은 이전까지의 아나콘다와는 사뭇 달랐다. 비록 빈번한 역습에 손쉽게 실점을 내주는 등 약점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세트피스와 킥인 등 작전에 의한 공격으로 개벤져스와 전후반 대등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나연, 박지혜 등 신입 멤버들이 점차 팀 플레이에 적응하면서 제 몫을 다해줬고 특히 처음 경험해본 승부차기에서도 전원 실축없이 킥을 성공했다는 점은 방출전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경기 막판 근육통으로 어려움을 겪은 윤태진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밖에 연이은 위기에서 호수비로 실점을 막은 골키퍼 오정연의 선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활약으로 손꼽혔다.

한편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한 아나콘다로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전력 상승을 어떻게 이룰 것이냐는 점이다. 윤태진을 제외한 에이스급 선수의 부족은 늘 이 팀의 약점으로 손꼽혔다. 이번 시즌 역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최하위 탈출에 만족해야만 했다. 다행히 신입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기량 향상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경험치와 조직력 강화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면 아나콘다로선 다음 시즌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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